김종필 총리와 오부치 총리는 2일 40여분간 한.일 총리 회담을 가진데 이어
관계자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확대 총리회담을 갖는 등 양국 공동 관심사를
깊이있게 논의했다.

양국 총리는 이날 2002년 셔틀기 운항, 재일동포 지방참정권 부여 등 민감한
문제에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공조를 과시했다.

선준영 외교부 차관은 "일본측에서 우리측 제안에 전례없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줘 놀랬다"고 말할 정도였다.

<> 월드컵 기간중 셔틀기 운항 및 비자면제 추진 =김 총리는 월드컵 기간에
상호간 왕래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며 셔틀기 운항을 제안했으며 오부치 총리
는 "2002년이 되면 나리타 공항이 증축돼 이를 검토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정부고위 관계자는 "셔틀기 운항이 성사되면 비자없이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고 예약없이도 비행기를 탈 수 있다"며 "좌석이 넘치면 추가로 비행기
를 운행하는 등 셔틀버스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대북 미사일 문제 =양국 총리는 한.미.일이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를 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총리는 "북한이 미시일을 재발사할 경우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고
건설적인 자세를 보이면 이에 상응하는 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부치 총리는 "3일 열릴 북.미회담을 예의주시하면서 "억제와 대화"라는
원칙하에 한.미.일 3국과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재일동포 지방참정권 획득 문제 =김 총리는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민당이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오부치 총리는 "결정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지하게 노력하겠다"
고 답했다.

김 총리는 아울러 이례적으로 일본 자위권 문제를 거론, "일본의 자위권
문제를 두고 일부의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오부치 총리는 "아시아 각국에 불안감을 주지 않도록 적절히 대처할 것"
이라고 말했다.

<> 경제협력 분야 =김 총리는 연말까지 대일본 무역적자가 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일간 무역역조 시정에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일본의 대한 투자 증진과 섬유 가죽 신발 제품 등 16개 품목에 대한
관세인하 문제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오부치 총리는 자본재 수입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만 시정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양국 총리는 제주도에 "한.일 수산자원 조성센터"를 설립해 어족자원의
행태를 조사하고 어종생산도 함께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 양국간 교류 협력 강화 =오부치 총리는 2002년을 한.일 국민 교류의
해로 선언하자고 제안했으며 김 총리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양국 총리는 이달 22일 열리는 "한.일 문화교류회의"를 계기로 청소년 교류
등도 더욱 활발히 전개키로 했다.

오부치 총리는 내달 23~24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2차 한일 각료회의에
사정이 허락하는 한 참석하겠다고 답했다.

오부치 총리는 또 APEC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일본 천황 방문 =김 총리는 2002년 월드컵 이전에 일본 천황이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부치 총리는 "방한 여부는 천황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하는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 도쿄=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