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 검토와 엔화강세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외국인들이 "사자"에 나선 반면 투자신탁회사들은
오히려 "팔자"에 나서고 있다.

23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타이거펀드가 시간외로 SK텔레콤 4천5백51억원
어치를 매도한 것을 제외하면 8백2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투신사
들은 3백44억원어치(외수펀드내 타이거펀드의 SK텔레콤 매도분 5천3백5억원
어치 제외)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5월말부터 외국인은 "팔자"에 나섰으나 투신사들이 적극 매수함으로써
주식시장을 지지했던 것과 상반된 양상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종합주가지수가 장중고점(1,052)에
비해 1백72포인트(16.5%)나 하락함에 따라 차익실현할 여지가 크지 않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모건스탠리증권 관계자는 "외국인은 종합주가지수가 900을 넘어서면서
적극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섰으나 주가가 다시 800대로 밀리자 매물을 줄이고
소폭의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투신사들은 공사채형과 MMF의 환매요구로 인해 자금확보가 시급해
지면서 주가상승을 틈타 이익이 난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수익증권 환매를 둘러싼 금융불안이 진정될때까지
투신사들의 적극 매수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주가상승이 지속될지
여부는 외국인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 투신사 주식운용부장도 "외국인매수로 촉발된 주가상승을 유동성 확보를
위한 기회로 활용해 반등시마다 주식을 조금씩 팔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주가상승시에는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급속히 몰렸지만 이번 수익증권
환매사태로 증권.투신사 구조조정등의 불안감으로 개인들의 급격한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각 투신사들은 또 은행으로부터의 유동성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일단 자체적으로 어느정도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