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참 좋겠어. 남자는 월차 밖에 없는데 여자는 생차(생리휴가)까지
있잖아?"

남자 생각이다.

하지만 여자 생각은 다르다.

"좋기도 하겠다. 한 달에 한 번씩 고생하는 것도 모르면서!"

남자와 여자는 해부생리학적으로 성기관의 특성에 따른 고충이 있다.

산고는 어쩔 수 없는 여인의 몫이고 씨받이에 최적인 토양을 만들어 내기
위한 월중 행사도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남자에게도 특이한 고충도 있다.

전립선 트러블이다.

전립선이란 글자 그대로 앞에 서 있는 샘.

정액의 성분중에서 말간 우유 같은 액체를 만들어내는 우물 조직으로
정액의 3분의 1 가량이 이 우물에서 솟아나는 샘물이다.

전립선 트러블에 의한 육체적 고충은 오줌의 배설관인 요도의 일부가
전립선 중앙부위를 관통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마치 빨대(요도)가 사과(전립선)의 한복판을 꿰뚫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과에 탈이 생기면 인접한 빨대까지 쉽게 영향을 받게 된다.

전립선염은 비뇨기과 의사가 임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요로계의 염증성
질환이며 만성 전립선염의 형태가 가장 많다.

비뇨기과 외래를 찾는 환자의 약 15~25%가 전립선염 관련 증후군으로 고생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우 다양하고 모호한 증상이 전립선염의 특징이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본 다음에도 뒤끝이 시원치 않고 아랫배
회음부 서혜부(사타구니) 외음부에 둔통이나 불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심하면 아침 첫 소변을 보기전에 바깥 요도구에 미량의 고름이 비치거나
속옷에 묻어 나온다.

이를 "모닝드롭(Morning drop)"이라고 하며 만성 전립선염의 진단에 의미
있는 징후다.

항균제를 투여해도 병변에 약물침투가 여의치 않아 치유가 어렵다.

따라서 무분별한 항생제 투여는 피하는게 바람직하다.

전립선염의 치료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이 이 질병에 대해서
올바른 인식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코 성병이 아니며 전염성도 없다.

암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없고 심각한 후유증이나 합병증도 없다.

이와함께 치료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질병 자체보다 오히려 전립선 신경증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전립선염을 치료하거나 완화하기 위해서는 전립선 마사지와 온수좌욕,
그리고 가벼운 운동으로 혈액 순환을 개선시키거나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규칙적인 사정"으로 전립선 울혈을 방지해주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물
을 피해야 한다.

예컨대 술이나 커피 등 자극성 있는 음식이 그런 것 들이다.

자전거나 오토바이 승마 등 전립선을 직접 자극시키는 운동이나 동작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이 없을 때에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다.

< 준남성크리닉원장 jun@snec.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