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정을 벗어날만한 계기는 과연 없는가"

지난 7월중반이후 종합주가지수는 지루한 조정에 들어갔다.

대우그룹 문제라는 먹장구름에 가려 호재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과열 얘기까지 나오는 경제성장률, 수출경쟁력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엔화강세, 사상최대를 기록한 반기 실적 등이 호재로 작용할 법하나 기대했던
만큼 주가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다.

국내외 변수들 가운데 주가 재상승을 이끌어 낼 계기는 뭘까.

전혀 신선한 변수가 아니더라도 기존 변수가 오히려 모멘텀이 될수 없을까.

증권가 사람들도 증시 모멘텀 탐구에 한창이다.


<>내릴만큼 내렸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7월12일 1,052.60(장중)에서
고점을 형성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차익실현에 나섰던 외국인이 19,20일 이틀연속 소폭의 순매수를 보인 것도
주가가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란 견해가 많다.

악재가 주가에 반영될만큼 반영됐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점도
모멘텀이 될 수 있다.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동안 종합주가지수 상승폭과 하락폭(종가기준)이
각각 2~7포인트를 넘어서지 않았다는 게 이를 잘 말해준다.

상승폭과 하락폭이 30~70포인트를 보이며 급등락했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금리불안 =이날 시중실세금리인 회사채수익률이 10개월만에 연10%를
돌파했다.

금리 한자릿수와 두자리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금리가 한자릿수대로 내려앉으면서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시중자금이
몰려들어 주가를 밀어올린 게 사실이다.

저금리가 주가 1,000선을 뚫어내는 모멘텀 역할을 한 것이다.

최근 금리상승의 배경은 대우그룹 문제로 야기된 MMF 등 수익증권환매 영향
탓이다.

증시로부터의 자금이탈이란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부실한 대우관련 채권을 한데 모아 처리하는 배드펀드의 설정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대우그룹 요인을 제외할 경우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설비투자가 늘어 자금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은 상장사들의 실적호전으로 연결되므로 대우문제와 금리가
분리되면 그것도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대우그룹문제 =최대 악재이지만 원만하게 해결될 경우엔 가장 큰 호재로
돌변할 수 있다.

자산매각이라든지 해외부채처리가 순조롭게 마무리됐을 때다.

최근 대우그룹 구조조정문제에 대한 해외반응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장중 대우그룹관련 뉴스에 주가가 일희일비했던 점에서 향후 대우문제의
조속한 완결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한껏 북돋우기에 충분하다.


<>기타 변수 =엔화가치 상승세 유지,미국의 금리유지등도 모멘텀으로
작용할만 하다.

엔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세계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상품
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오는 24일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FRB가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으면
호재가 될 수 밖에 없다.

아시아 각국의 주가가 미국의 금리인상 불안감에 떨며 눈치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아시아 주가상승은 국내 주가의 동반상승세를 부를 수 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