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범죄조직이 뉴욕은행을 통해 약 1백억달러의 검은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의 돈세탁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미국의 한 관리는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조직적인 돈세탁 혐의가 포착됐다"면서 "러시아 범죄조직이 미국 주요 기관
에 침투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뉴욕은행의 한 계좌에서
1만번 이상의 입출금이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약 42억달러가 송금됐다.

또 이 은행 계좌와 다른 계좌들을 통해 작년초 이래 적어도 1백억달러가
집중적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사관들은 조사가 아직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검은 자금의 최종 목적지는
물론 전체 규모가 얼마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범죄조직을 수사하고 있는 영국 당국에 의해 지난해 존재가 드러난
이들 계좌는 러시아 마피아의 대부로 알려진 세미온 유코비치 모길레비치(53)
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욕은행은 이날 "은행측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은행측이 이번 사건에 직접 개입되지는 않았음을 강조했다.

은행측은 그러나 "동유럽에 근무하고 있는 2명의 여직원이 체포됐으며
러시아 기업가와 결혼한 이들 2명의 여직원 가운데 한사람이 문제의 계좌들을
관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유럽의 수사기관들이 러시아 금융시스템이 붕괴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러시아 범죄조직의 돈세탁 기도에 대해 면밀한 감시활동을
펼쳐 왔다고 보도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