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을 펼치면 소시에테 제네럴 은행 전면 광고가 자주 눈에 띈다.

가끔 있는 기업 이미지 광고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단순한 광고가 아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소시에테 제네럴의 광고는 BNP 은행이 추진중인
적대적 M&A를 저지하기 위한 여론조성용 캠페인이다.

이 광고의 또 다른 특징은 광고주가 회사측이 아니고 이 은행에 근무하는
간부들이 모여 결성한 BNP 적대적 인수반대 간부사원협회란 것이다.

지난 3월 BNP가 합병절차를 밟고 있던 소시에테 제네럴과 파리바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밝히자 소시에테 제네럴 간부직원 1백50명은 BNP반대 간부사원
협회를 결성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BNP의 적대적 인수를 저지할 것을
선언했다.

이렇게 시작된 협회는 2개월만에 회원수가 2천명이 넘을 정도로 확대됐다.

80%가 넘는 간부사원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들은 각자 자진해 5백~1천프랑의 가입비를 냈다.

현재 이 단체가 갖고 있는 기금 규모는 2백50만프랑(약 5억원)이 넘는다.

간부사원협회는 이 자금으로 BNP에 대한 본격적인 반격 캠페인을 시작했다.

협회명의로 발간된 소시에테 제네럴 백서를 만들어 유럽 주요 주식시장에
배포한데 이어 언론매체를 통해 소시에테 제네럴이 BNP의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해 소시에테 제네럴의 우수한 영업실적표를 내세우며 이미지
광고도 하고 있다.

조만간 뉴욕과 런던에서는 기관투자가들과 금융시장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현지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BNP 대 소시에테 제네럴-파리바(BSG)연합은 지금 막판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은행장들도 공개석상을 통해 극도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승부가 어떻게 결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얼마전 한 기자가 BNP반대 캠페인 선두주자인 이브 튈루 소시에테 제네럴
간부협회 회장에게 질문을 했다.

이렇게 필사적으로 싸우는데 결과가 합병성사로 나타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현재로선 합병을 절대 반대하지만 결과가 달리 나면 그땐 새출발하는
합병은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란다.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집단 파괴주의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주주의란 배타적이고 파괴적인 것이 아니라 화합적인 사회 건설을
지향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