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삼산로 일대가 지역 중심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1년여전부터 울산역과 공업탑을 잇는 2km 거리에 금융기관과 유통업체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식당과 유흥업소 등도 대거 가세,
이 지역을 황금의 거리로 뒤바꿔놓았다.

증권사 객장은 종일 고객들로 붐비고 저녁이면 크고 작은 유흥업소의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룬다.

이 일대는 삼산현대아파트, 벽산, 주공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최고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지역.

하루 2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게 주변 부동산 관계자들의 추산이다.

게다가 왕복 10차로로 도로가 넓게 뚫려 있어 교통소통이 원활한 것도
이같은 변화를 낳은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울산의 최대 중심지였던 옥교동 시대가 끝나고 올해부터
본격 삼산로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금융기관들.

지난해 신한, 하나은행의 입주를 신호탄으로 올들어서는 현대 대우 굿모닝
증권 한빛은행 등이 잇따라 문을 열고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울산의 금융기관은 모두 이곳에 집결하는 추세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유통권의 출점 열풍도 만만찮다.

지난 97년말 현대백화점이 주리원을 인수, 본격 영업에 나서면서 이 지역
상권에 불을 당겼다.

현대백화점은 하루 2만명의 고객을 유치,올 상반기부터 흑자로 돌아서면서
전국 최고의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에는 대형할인점인 롯데마그넷이 인근에 출점, 하루 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강력한 도전자로 등장했다.

롯데측은 2002년 3월까지 현대백화점 바로 맞은편에 호텔 백화점 할인점
등을 또 다시 출점시켜 현대가 지켜온 울산 상권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는
전략이다.

이어 신세계 이마트도 내년초 울산역 인근에 개점을 준비하고 있어 이 지역
유통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식당과 술집도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 칼국수집 만두집 경양식집 불고기집 등 40여 다양한 업소가 성업중인
가운데 단란주점 룸카페 나이트클럽 등 주점들도 50여곳을 헤아린다.

경기가 풀리고 있는데다 백화점과 증권가 고객들이 즐겨 찾으면서 짭짭한
수입을 올리자 이 일대 건물 임대료가 지난해보다 10~20% 정도 올랐다.

울산시 관계자는 "남산로 일대가 지역 중심가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울산의
강남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앞으로 예식장 영화관 연극공연장 등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 지역은 문화중심지로서의 역할도 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울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