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가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유가급등세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적지않은 부담 요인이다.

유가상승은 인플레->금리상승->경기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상승세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현재 주요 국제 원유가는 2년여만의 최고수준인 배럴당 20~21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9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최근월물 가격은 배럴당 21.27달러, 브렌트유
값은 20.50달러로 지난 6개월동안 2배가량 급상승했다.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수급불균형이 심화돼 올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4달러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 3월 이뤄진 OPEC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충실하게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를 제외한 10개 OPEC산유국들은 요즘 하루 평균 2천3백36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감산목표치의 91% 수준을 달성했다.

멕시코가 OPEC감산에 동조키로하는등 비(비)OPEC산유국들도 감산대열에
동참할 움직임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을 넘을 경우 일부
OPEC산유국들이 감산합의에서 이탈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이란 등 주요 OPEC산유국의 "집안단속"
으로 이같은 전망은 현실되지 않고 있다.

정정불안을 보이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공급감소도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나이지리아의 하루 생산량은 68만배럴수준으로 전체 생산 능력의 80%에
그치고 있다.

하루 15만배럴의 정유시설을 갖춘 미국 시트고사 폭발사고도 원유가 급등을
부추겼다.

반면 석유수요는 미국 아시아 중남미 등의 경기호조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국제 석유수요량이 올 3.4분기 1.84%, 4.4분기
2.38%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OPEC회원국들이 감산합의를 지킬 경우 3.4분기 하루 1백61만배럴,
4.4분기 3백24만배럴의 원유 공급부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가솔린 재고감소로 최근 수 개월동안 가솔린가격이 50%가량
급등했다.

NYMEX의 가솔린 값은 9일 갤론당 77.75센트에 거래돼 전날보다 5센트(6.5%)
올랐다.

원유가 상승세는 올해말까지 계속될 거라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피맷사의 원자재시장 전문가인 존 킬더프는 "수급불균형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기성 매입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배럴당 24달러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