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마지막 광복절을 맞아 각 방송사들이 특집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역사적 인물과 한.일간의 중요한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와 특집 드라마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메뉴를 준비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으로는 KBS2 2부작 다큐멘터리 "최후의 외무대신 도고
시게노리"(15, 22일 오후 11시15분)를 들만하다.

태평양전쟁의 개전과 종전 교섭을 맡았던 도고 시게노리(1882~1950) 전
일본 외상의 일생을 다룬 작품이다.

그가 정유재란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의 직계 후손으로 종전후
금고 20년형을 받고 복역중 사망한 A급 전범이라는 사실은 국내에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프로그램은 그가 옥중에서 남긴 수기 "시대의 일면"을 바탕으로 격동의
세월을 살다간 그의 생애를 조명한다.

독립 제작사인 다큐서울의 정수웅 대표가 방송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1인
제작시스템으로 혼자서 취재.촬영.연출.편집을 도맡아 만든 작품이다.

MBC는 독립투사 장준하 선생의 독립운동을 되짚어보는 다큐멘터리
"장준하의 장정 6천리"(15일 오전 8시)를 방송한다.

장 선생의 미망인 김희숙 여사와 광복군 동료들의 증언을 토대로 조국
해방과 민주 투쟁에 앞장섰던 그의 일생을 재구성한다.

EBS의 3부작 역사다큐 "잃어버린 역사, 한반도의 왜"(13, 14일 오후
10시40분, 15일 오후 10시30분)도 주목할 프로그램이다.

한반도에 존재하던 일본 세력이 광개토대왕의 남하정책에 밀려 바다를
건너갔다는 시각에서 왜의 실체를 규명해본다.

나주에서 발굴된 옹관묘에 담긴 비밀, 한반도에서 왜의 성장, 일본으로
건너가 천황가를 건설하는 과정등을 파헤쳐본다.

특집 드라마로는 한.일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MBC "미치코"(13일
오후 10시)와 SBS "아키코의 꽃신"(13일 오후 1시)이 방송된다.

이밖에 5백50만 해외동포들의 삶을 통해 한민족의 위상을 살펴보는
"21세기 한민족 네트워크"(MBC 15일 오후 10시35분), 남북 이산가족 문제를
점검하는 "남북이산가족, 희망과 좌절의 기록"(SBS 15일 밤 12시10분)이
준비된다.

케이블채널 CTN은 "가미가제, 그리고 아직도 떠도는 영혼"(15일 오후 7시)
을, Q채널은 "히로시마 스토리"(12일 자정), "한국인 BC급 전범"(15일
오전 10시)을 각각 마련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