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지유수한,
유인지유질병야.
질병불가이자책제,
수한불가이도사거.

세상 천지에 홍수나 가뭄이 드는 것은
마치 사람 몸에 질병이 발생하는 것과도 같다.
질병은 자책만 하고 있어서는 고쳐지지 않으며,
홍수나 가뭄도 기도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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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왕충의 논형 감허에 있는 말이다.

홍수나 가뭄은 우주공간에 생기는 하나의 기상현상이다.

그리고 우리 몸에 생기는 질병도 외부 사물과의 접촉이나 흡수로 인해
생기는 하나의 생리현상이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들은 제각기 그럴만한 발생원인이 있다.

그것을 찾아내 대비하거나 조절해 우리가 살기좋은 환경조건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바로 과학이요 문명이다.

거기에는 예지의 발동과 의지적 탐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후회한탄이나 엎드려 비는 것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