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이어 투자신탁회사마저 주식을 팔고 있다.

투신권은 증시를 끌어온 최대 견인차였던 점에서 이들의 매도공세는 향후
주가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투신사는 2일 1천6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데 이어 3일에도 1천91억원
의 매도우위를 기록, 이틀째 매도세에 가담했다.

"대우사태"파장으로 시장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투신권 매도의 근본
배경이다.

게다가 금융기관들의 수익증권 환매금지 조치가 투신권의 손놀림을 옥죄고
있다.

갑작스런 환매쇄도에 대비한 현금마련을 위해 주식을 조금씩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기관들은 "펀드 수익률을 고정시키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주식형펀드로 8천60억원이 유입되는등 신규자금이 다시
들어오고 있어 투신권의 매수기반은 크게 약화되지 않고 있다는 게 투신업계
의 진단이다.

언제든지 강력한 매수세를 발휘할수 있다는 지적이다.

<>매도 배경 =투신권의 주식매도는 고유재산, 신탁재산, 외수펀드 등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형사들은 그동안 고유재산에서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왔지만 최근 매도세로
돌아섰다.

시장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한투신은 최근 이틀간 5백억원어치의 고유주식을 팔았다.

이종성 대투 펀드매니저는 "장세를 여전히 낙관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대우사태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차익실현을 했다"고 밝혔다.

신탁재산에서는 환매요구에 따른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주식을 팔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연초에 설정돼 고수익을 올린 펀드의 환매 욕구를 느끼는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형수익증권의 경우 3개월내지 6개월이 지나면 환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익증권 환매금지 상태인 기관들이 투신사에 수익률 고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투신권 매도를 불러오고 있다.

수익률 고정을 위해선 선물을 매도하거나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선물가격의
저평가폭이 커 어려움을 겪자 아예 현물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전용 펀드인 외수펀드의 매물도 투신권 주식매도로 잡히고 있다.

타이거펀드등 선물매도포지션을 취한 일부 외국인들이 선물가격을 떨어뜨리
기 위해 외수펀드에서 현물주식을 처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언제까지 팔까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조재홍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대우사태로 시장이 다소 불안해 매수를
유보하고 있을 뿐이지 매도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대우사태가 풀리면
매수세는 예전처럼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이다.

<>주가전망 =당분간 조정국면 지속을 점치는 사람이 많다.

이창훈 삼성투신운용 주식팀장은 "주가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적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불안의 주 원인인 대우사태가 어떤 식으로든지 가닥을 잡아야
주가가 위로든 아래로든 방향을 잡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상수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규모와 일부
외국인들의 선물환매수등을 고려할 때 주말이나 내주초에 큰 반등이 예상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대우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만큼 더이상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