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 연예인의 사적인 비디오가 유통되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비디오 내용보다는 유명인의 사생활이라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연예인들의 합성사진이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는 많이
있다.

음란한 사진에 감쪽같이 인기 배우의 얼굴 사진을 합성해 슬쩍 올려버리는
장난꾸러기들의 짓이다.

전자계산기 용도로 컴퓨터가 탄생했지만 0과 1로 엄청난 양의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 이 기계는 프로그램 개발과 문서 작성 외에도 컴퓨터 그래픽
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열었다.

그림은 손으로, 감각으로 이뤄진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각적 이미지의
새 지평을 개척한 것이다.

디자이너들에게는 기본이요, 일반인들에게도 사진합성 등의 재미를 안겨주는
소프트웨어를 꼽으라면 단연 "포토샵"이 떠오를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그래픽 디자인에 있어서 ABC가 되는 포토샵은
단순한 이미지 제작 뿐 아니라 3차원 영상제작 등 그림에 관련된 분야에서
두루 쓰인다.

매킨토시 사용자에게 더 잘 알려져 있는 포토샵에서 오늘의 에그를
찾아보자.

먼저 포토샵을 실행시킨다.

"Alt"와 "Ctrl" 키를 누른 채로 "도움말(HELP)"에서 "포토샵 정보
(About Photoshop)"를 선택한다.

그러면 포토샵의 로고가 있는 원래의 창이 뜨지 않고 다른 창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너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저 멀리 태양에는 포토샵 고유의 눈동자가 있다.

그리고 낡은 상자 하나.

키보드 판에서 "BURL"을 쳐 보자.

번쩍!

그 낡은 상자는 알고 보니 "보물상자".

사실 그렇게 소리가 나는 것이 끝이지만 처음엔 재미있다.

물론 포토샵의 이스터에그가 이것으로 끝이라면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정보 창이 뜬 뒤 7초 정도가 지나면 그림 하단부에 있는 개발자들의 이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때 "Alt" 키를 누르면 빠찡꼬가 올라가듯이 이름이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Alt"를 누른 상태에서 "Ctrl" 키를 누르고 오른손으론 그림 창을 클릭해
보자.

그러면 개발자들의 이름 위로 그들만의 명대사들이 나타난다.

"Good day, welcome to our show"등이다.

마치 영화 "넘버3"에 나온 송강호의 대사처럼, 혹은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진 노병처럼.

포토샵은 어린 시절 잠시 가져보았던 화가의 꿈을 조금이나마 펼칠 수 있어
좋아하는 소프트웨어다.

하지만 불법 복사판이 넘쳐나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분별력 없이 사용하다
보니 악용되는 폐단도 없지 않다.

사진 합성만이 아닌 머리 속 가득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화면에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 김병기 지오인터랙티브 사장 peter@zio.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