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둔화와 인플레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미국 증시가 하락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지적하면서 추가 금리인상은 고공비행을 거듭해온
미국 증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2.4분기중 미국기업의 고용비용지수(ECI) 증가율은 8년만의 최대치인 1.1%를
기록, 전분기(0.4%)보다 배이상 급증하는 등 인플레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증시에 투자했던 외국인투자자금이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유럽 아시아등지로 속속 이탈하고 있는 것도 미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리티시 인베스트먼트의 펀드매니저인 앤드루 페린스는 "미국 증시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비중을 50%에서
40%로 축소했다"면서 "미증시의 기조적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7조7천억달러에 달하는 외국인투자 자금이 이탈할 경우 미국 증시는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개인소득증가폭이 올들어 처음으로 소비증가폭을 앞지르면서
경기침체 우려감이 확산되고있는 것도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30일 6월중 소득증가율이 0.7%를 기록,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소비지출증가율은 0.3%로 전월(0.6%)보다 둔화됐다.

경기침체를 우려한 일반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신호인 셈이다.

이에따라 9년간 장기호황을 뒷받침했던 왕성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둔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경제성장률은 1.4분기 4.3%에서 2.4분기에는 2.3%로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다.

이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지난 30일 10,665.15를
기록, 1주일새 2.3%나 떨어졌다.

지난 7월16일의 사상최고치 11,209.84에 비해서는 4.9%나 낮은 수준이다.

인터넷 등 첨단주식 위주의 나스닥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들을 감안, 최근의
주가 내림세는 일시적이라기 보다는 기조적 현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앨런 에이커만 파네스탁사 수석부사장은 "본격적인 경기둔화와 인플레
압력으로 주가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급락사태를 빚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또 경기둔화와 인플레 우려가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높은 생산성을
감안할때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
(메릴린치의 트레버 그린삼 국제투자분석가)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전반적인 하락기에 들어섰다데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이의를 달지 않는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