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자유기업센터의 공병호 소장(40)이 최근 잇단 튀는
언행으로 재계의 찬사와 눈총을 동시에 받고 있다.

공 소장은 최근 발간된 모월간지 8월호에 기고한 "삼성자동차를 위한
변명"이란 글을 통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재출연 과정을 약탈행위에
비유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국가공권력이 개인의 재산권을 지켜줘야 한다"며
"다수가 원한다고 해서 다수의 힘으로 소수를 대상으로 개인재산의 헌납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사재출연이지 일종의 약탈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삼성의 자동차사업 진출에 대해 "삼성은 일상적 투자의 하나이자
미래주력사업으로 자동차를 택했다"며 "모든 의사결정이 확실히 돈을 벌 수
있는 길로 연결됐다면 어느 누가 부자가 되지 않았겠는가"라는 표현으로
삼성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을 경계했다.

그는 "삼성이 제일제당이나 제일모직에 집착했다면 오늘과 같은 그룹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기업지배구조개선위원회 자문위원의 사임권고를 받은 것에
대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www.gong.co.kr)를 통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사임권고가 일부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의 요구라는 생각이 든다"며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보면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행에 대해 전경련내에선 "재계의 논객답게 용감하다"는 찬사와
"민감한 시기에 너무 튀는 게 아니냐"는 눈총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을 거쳐 지난 97년 자유기업센터 소장으로 옮긴 그는 오전
4시에 전경련회관에 출근해 글을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달에는 중년 경영자들을 위한 각국의 명시를 묶은 시집 ''나에게는
묘비가 필요없다''를 자유기업센터를 통해 발간했다.

한국풍경사진집, 경영자어록집, 동양시선 등의 발간도 추진중이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