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DR (주식예탁증서)발행으로 10억달러를 들어오려 했던 한빛은행의
자본확충 계획이 무산되면서 한빛은행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실여신을 없애고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자본을 늘려야 해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진만 한빛은행장은 서울에 돌아오지 않고 뉴욕에 머물며 DR 발행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지만 성사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빛은행은 지난6월말 대출금이 53조원에 이른다.

이중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에 대한 여신이 3조7천여억원이다.

대우그룹에는 2조5천여억원을 빌려줬고 삼성자동차에도 4천여억원을
대출해 줬다.

이처럼 정상여신으로 보기 어려운 대출이 6조6천여억원에 이른다.

또 미래상환능력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도입할 경우
정상여신중 일부는 요주의여신 이하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다.

한빛은행은 올해 2조3천여억원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지난달말 최고 15억달러(1조8천억원)의 DR을 발행하고 연말에 5천여억원의
국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방침이었다.

6월말 자기자본(3조9천8백여억원)을 합해 연말까지 자기자본을 총 6조원
이상으로 늘리면 충분하다는 계산이었다.

한빛은행은 DR발행을 포기할 경우 자본확충계획이 수포로 돌아갈수 있다고
판단, 일단 DR 발행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발행가격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외신인도와 자본확충을 생각한다면 싼값에라도 발행해야 하나 기존 국내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9월 이후로 해외DR 발행을 연기하는 것도 발행시기가 조흥 외환은행 등과
겹쳐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국내에서 유상증자로 자본을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대주주인데다 자본금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2조원 이상을
조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김진만 행장이 뉴욕에 1~2주동안 머물면서 DR 발행
이나 유상증자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은행은 DR 발행이 보류되면서 국내영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빛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충분해야 지점들이 대출을 적극적
으로 늘리고 영업을 마음껏 할수 있다"며 "DR 발행이 성사됐으면 곧바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었는데 차질을 빚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