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쇼크"가 진정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선 주식시장에 "엔화강세"라는
또하나의 호재가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엔고는 일본과 직간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 반도체 철강 조선
석유화학등 한국의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3일째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엔고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최근의 엔화강세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 85년의 "플라자 협정"처럼 G7(선진7개국)의 공동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모두 바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엔화강세 추이 =엔달러환율은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달러당 1백21엔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것이 29일에는 1백15엔대로 하락했다.

이는 일본 경제가 1.4분기중 1.9%의 성장을 달성한 데다 국제자금이 미국과
유럽에서 일본으로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서머즈 미국 재무부장관이 "강한 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구두개입을
강화하고 있지만 엔화강세의 흐름을 바꿔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달러환율이 연말에 달러당 1백~1백13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화강세효과 =엔화강세는 수출관련 기업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

일본업체와 직접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철강등
한국의 대표적인 업종이 대부분 수혜를 받는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는 "최근 삼성전자 LG전자등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상승행진을 계속하는 것은 엔고에 의한 수출호조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말로 엔고효과를 설명했다.

엔화강세는 수출기업의 실적호전 외에 무역수지를 개선시킴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풍족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80년대 후반에도 "3저"가 만들어낸 무역수지 흑자가 시중유동성을 늘렸고
그것이 증시를 폭발시킨 적이 있다.

박용선 SK증권 리서치팀장은 "대우문제가 가닥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주가는 한단계 도약(level-up)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 =그러나 일부에서는 엔화강세에 너무 기대를 걸
경우 실망도 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영걸 동양증권 법인부차장은 "최근의 엔화강세는 일본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미국과 일본이 모두 엔화강세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가파른 엔고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대우증권도 "일본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하기엔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본정부가 엔화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엔이 강세를 나타낼 경우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미국증시가 크게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엔달러환율은 올해초부터 달러당 1백25~1백15엔에서 박스권을 형성해
등락하고 있는데, 최근의 엔화강세도 이런 흐름을 벗어났다고 보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엔고효과 자체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는 "80년후반기의 3저호황 때는 아시아경제가 성장
단계에 있어 세계교역량이 크게 늘어남으로써 엔고효과를 충분히 받았으나
이번에는 세계교역량이 그다지 늘지 않고 있어 엔고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