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위기는 중국을 길들이기 위한 유태 자본의 음모에서
비롯됐다"

2년전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과의 논쟁에서
불거진 "음모론"은 아시아 경제 회복에 따라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면 세계경제를 지배하려는 유태 자본의 활동과 음모도 동시에
잠복했는가.

현역 국회의원 비서관인 계민석씨는 "보이지 않는 위험-시온 의정서"
(문예춘추사, 8천9백원)에서 단호히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19세기말 프랑스에서 비밀리에 열린 유태현인 수뇌회의에서 채택된
"시온 의정서(Zion Protocol)"가 그 증거라고 한다.

시온 의정서는 세계 단일정부를 수립해 유태의 왕이 세계를 지배하도록
하는 원대한 계획을 담은 문서다.

유태 세력이 프랑스혁명을 "배후조종" 했다고 밝히고 러시아혁명과
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 오일쇼크, 공산주의의 붕괴, 세계 무역분쟁을
예언하기도 했다.

"예언"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완벽한 시나리오"라는 느낌을 준다.

저자는 24장으로 된 시온의정서 전문을 1백페이지에 걸쳐 소개한다.

오일쇼크 중동분쟁 워터게이트사건 아프리카 기아사태 등 20세기 세계사가
유태인의 힘이 관철된 결과라는 분석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황당할 정도의 편집증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아주 정확하고 논리정연하게 세계사의 이면을 들춘다.

몇 꺼풀 벗기고 나서야 그 밑에 장대하게 흐르는 유태 자본의 세계정복욕을
발견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어 18세기에 결성된 세계적 비밀결사조직 프리메이슨과 일루미나티,
원탁회의 등을 통해 유태계 파워엘리트의 뿌리와 줄기를 더듬어본다.

"미국 대통령을 꼭두각시처럼 부리는 유태인" "유태인이 세계를 지배하는
다섯가지 방법" "통신망 장악은 세계통일의 발판"이란 분석이 재미를
더한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