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의경을 지낸 한 시민이 경찰의 "함정단속"을 막기 위해 전국 주요
도로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위치를 전격 공개했다.

최근 "단속24시 방어25시"라는 책을 펴낸 방재수(35)씨가 그 주인공.

방씨는 "운전자 입장에서 단속 경찰관을 접해보니 과잉.함정단속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책은 서울과 지방 주요도로를 중심으로 감시카메라 설치지역 및 경찰관
이동단속 지역 3백50여곳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초보운전자를 위해 교통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운전자 심리, 사고유형,
교통경찰의 단속 포인트도 빼놓지 않았다.

정보제공업(IP) 창업을 준비하던 방씨가 자료를 얻기 위해 전국 지방
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신청한 것은 2년전.

하지만 대답은 "NO"였다.

장소를 공개하면 운전자들이 설치지역에서만 감속운행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게 이유였다.

방씨는 교통의경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2년동안 직접 전국을 누비며
감시카메라 위치파악에 나섰다.

10년 이상 경력의 고속버스 운전자와 동승해 경부.호남고속도로를 30차례
이상 왕복하기도 했다.

방씨는 "과잉.함정단속의 가장 큰 원인은 근무실적을 단속건수로 판단하는
잘못된 관행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짧은 시간내에 위반차량을 많이 잡으려다보니 사고방지라는 본연의 목적
보다 함정단속의 유혹에 끌리기 쉽다는 것.

그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설치전보다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50~80%
감소됐다"며 "이들 정보를 미리 파악할 경우 사고예방효과는 물론 억울하게
스티커를 발부받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