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전환기의 산업정책 방향 .. 이영세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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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세 < 산업연구원 연구센터 소장 >
산업정책의 존재이유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자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실적 필요성으로
말미암아 암묵적으로 때로는 공공연히 산업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러한 추세가 감소하기는
커녕 더욱 강화되고 있는 느낌이 있다.
우리의 산업정책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중요한 전환기에 처해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융과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성공한다고 전제했을
때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구조조정은 종래 정부-금융-기업간의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의 산업정책은 과거 정부주도에 의한 산업의 선별적 육성정책이 주조를
이뤄왔다.
정부가 선정한 산업을 금융기관을 통해 지원해 온 것이 과거의 산업정책이었
다.
이것이 중화학 위주의 산업구조로 고도화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산업발전을 이룩하게 한 요인중의 하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소위 한국주식회사로 불리는 정부-금융-기업간의 수직적인
관계를 정립시켰다.
또한 시장기능을 약화시켜 금융산업을 억압하고 오늘날의 재벌문제를
야기하게 된 원인제공을 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업의 구조조정은 기업의 투명성제고, 재무구조개선,
사업구조조정, 지배구조개선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이다.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기업의 내부감시제도를 강화, 과거 기업의 무분별한
투자와 은행의 무책임한 대출을 막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사회의 활성화를 통한 기업과 은행의 내부감시제도가 강화되면 경영진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은 종래의 정부-금융-기업간의 수직적인 관계에서 한층 독립적인 관계
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 결과 금융의 산업지원적 기능과 역할은 많이 약화될 것이다.
두번째 구조조정은 기업의 투자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은 과거 양적팽창위주의 투자에서 수익성을 고려한
투자로 전환되는 계기가 돼 기업의 보수적 투자 내지는 저투자로 투자패턴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업의 재무구조개선 압력은 종래 은행을 통한 차입투자에서 직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본투자로 투자재원조달의 중심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은행도 구조조정의 결과 경쟁이 격화돼 금융시장이 공급자시장에서 수요자
시장으로 전환될 계기가 마련됐다.
지배구조의 강화로 은행은 수익성을 고려한 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고
대출기법도 담보대출에서 미래수익을 고려한 신용평가기법으로 전환돼 종래
채산성이 별로 없는 대기업 장치산업위주의 대출에서 고수익 고부가가치산업
에 대한 선별적 대출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투자자들도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주주들의 권익이 보호되면 은행보다
자본시장에 더욱 많이 투자해 자본시장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보수적 투자, 은행의 경쟁격화, 저축 투자자들의 은행기피,
자본시장선호 경향으로의 변화는 자연히 저투자-저금리-저성장의 시대가
열릴 것을 예고해준다.
금융의 산업지원적 기능이 약화되고 대신 시장에서 산업구조조정과 고도화가
시현된다면 산업정책은 그 존재의의를 상실하는가.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은행과 자본시장을 통해 자원이 배분돼 산업구조고도화가 시현되는 데는
한계와 제약이 있다.
즉 은행의 심사기능 한계와 자본시장에서의 정보부족으로 말미암아 은행과
자본시장이 담당하지 못하는 사각지대, 즉 시장실패 부분이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창업중소기업의 경우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그 지원이 바람직스러
우나 거래관계를 통한 신용축적을 중시하는 은행에서는 대출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벤처산업이나 지식기반산업, 신산업 등은 모두 이러한 범주에 들어간다.
따라서 이러한 산업이나 기업은 새로운 체제하에서도 은행과 자본시장에서
외면당하기 일쑤다.
이러한 부문에 대한 지원은 산업정책의 몫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방법에서는 종래 금융지원과 같은 좁은 의미의 수단만을 생각지
말고 인프라구축 인력지원 정보지원 등 다양한 지원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산업의 발전전략은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
구조조정 이후 우리의 산업정책을 어떠한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산업은 IMF 환란의 악몽을 씻고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
산업정책의 존재이유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자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실적 필요성으로
말미암아 암묵적으로 때로는 공공연히 산업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러한 추세가 감소하기는
커녕 더욱 강화되고 있는 느낌이 있다.
우리의 산업정책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중요한 전환기에 처해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융과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성공한다고 전제했을
때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구조조정은 종래 정부-금융-기업간의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의 산업정책은 과거 정부주도에 의한 산업의 선별적 육성정책이 주조를
이뤄왔다.
정부가 선정한 산업을 금융기관을 통해 지원해 온 것이 과거의 산업정책이었
다.
이것이 중화학 위주의 산업구조로 고도화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산업발전을 이룩하게 한 요인중의 하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소위 한국주식회사로 불리는 정부-금융-기업간의 수직적인
관계를 정립시켰다.
또한 시장기능을 약화시켜 금융산업을 억압하고 오늘날의 재벌문제를
야기하게 된 원인제공을 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업의 구조조정은 기업의 투명성제고, 재무구조개선,
사업구조조정, 지배구조개선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이다.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기업의 내부감시제도를 강화, 과거 기업의 무분별한
투자와 은행의 무책임한 대출을 막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사회의 활성화를 통한 기업과 은행의 내부감시제도가 강화되면 경영진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은 종래의 정부-금융-기업간의 수직적인 관계에서 한층 독립적인 관계
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 결과 금융의 산업지원적 기능과 역할은 많이 약화될 것이다.
두번째 구조조정은 기업의 투자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은 과거 양적팽창위주의 투자에서 수익성을 고려한
투자로 전환되는 계기가 돼 기업의 보수적 투자 내지는 저투자로 투자패턴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업의 재무구조개선 압력은 종래 은행을 통한 차입투자에서 직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본투자로 투자재원조달의 중심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은행도 구조조정의 결과 경쟁이 격화돼 금융시장이 공급자시장에서 수요자
시장으로 전환될 계기가 마련됐다.
지배구조의 강화로 은행은 수익성을 고려한 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고
대출기법도 담보대출에서 미래수익을 고려한 신용평가기법으로 전환돼 종래
채산성이 별로 없는 대기업 장치산업위주의 대출에서 고수익 고부가가치산업
에 대한 선별적 대출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투자자들도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주주들의 권익이 보호되면 은행보다
자본시장에 더욱 많이 투자해 자본시장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보수적 투자, 은행의 경쟁격화, 저축 투자자들의 은행기피,
자본시장선호 경향으로의 변화는 자연히 저투자-저금리-저성장의 시대가
열릴 것을 예고해준다.
금융의 산업지원적 기능이 약화되고 대신 시장에서 산업구조조정과 고도화가
시현된다면 산업정책은 그 존재의의를 상실하는가.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은행과 자본시장을 통해 자원이 배분돼 산업구조고도화가 시현되는 데는
한계와 제약이 있다.
즉 은행의 심사기능 한계와 자본시장에서의 정보부족으로 말미암아 은행과
자본시장이 담당하지 못하는 사각지대, 즉 시장실패 부분이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창업중소기업의 경우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그 지원이 바람직스러
우나 거래관계를 통한 신용축적을 중시하는 은행에서는 대출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벤처산업이나 지식기반산업, 신산업 등은 모두 이러한 범주에 들어간다.
따라서 이러한 산업이나 기업은 새로운 체제하에서도 은행과 자본시장에서
외면당하기 일쑤다.
이러한 부문에 대한 지원은 산업정책의 몫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방법에서는 종래 금융지원과 같은 좁은 의미의 수단만을 생각지
말고 인프라구축 인력지원 정보지원 등 다양한 지원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산업의 발전전략은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
구조조정 이후 우리의 산업정책을 어떠한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산업은 IMF 환란의 악몽을 씻고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