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법안의 국회 통과라는 큰 목표를 위해 다소 미흡
하지만 한발짝 양보했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최문순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2주 동안의 파업 철회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복잡한 심정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KBS MBC 노조를 중심으로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파업은 노조측이 국민회의
자민련과 7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막을 내렸다.
양측은 내달초 임시국회에서 방송법안을 꼭 통과시키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방송사의 지배및 소유 구조 문제를 처음으로 공식 제기한 것도
이번 파업의 성과"라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방송사 노조 내부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해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합의문이 애초 정부 여당안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 구성과 KBS MBC 사장 결정과정에서의 인사 검증 장치외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 구성, 대기업 언론사 외국자본의 위성방송 참여
금지, 상업방송 지배주주의 소유지분 제한 등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7일 열린 MBC 노조총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이런 이유로 방송 노조가
정부에 굴복한 격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방송 중단 위기를 모면했다는 의미에서
이번 합의는 다행스런 일이다.
특히 그동안 관련법규 미비로 애를 태우던 위성방송과 케이블TV 업계는
양측이 방송법 통과를 약속했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지만 서로 한발씩 양보해서 얻은 합의인 만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임시국회에서 새 방송법안이 처리되기를 기대한다.
개혁은 서서히 이루어질수도 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