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는 26일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지난 주말 종가
(1천2백8원40전)보다 크게 낮은 달러당 1천2백10원에 첫 시세를 형성한 뒤
장중 한때 1천2백13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딜러들은 "장초반에는 대우문제에 대한 우려로 달러를 매수하려는 세력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주식매도대금을 송금하기 위해 달러화를 사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SK텔레콤 증자에 참여한 외국인 자금(약 2억달러)이 시장에 흘러
나오며 원화가치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원화가치는 오후4시께 1천2백7원10전까지 뛰어오른후 1천2백8원50전에
마감됐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단기간에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가파르게 떨어진 감이
있다"며 "당분간 달러당 1천2백15원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전망
했다.

원화가치는 지난달말 1천1백57원60전이었으나 한달도 채 안돼 50원가량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화부실자산에 대해 달러화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시중은행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장중 고점과 저점에서 매수 매도를
반복해 급등락을 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딜러들은 최근 원화가치가 내림세를 보이긴 했으나 수급여건이 기본적으로
달라진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경상수지가 연간 2백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인데다 <>LG전자 지분매각
대금(16억달러) <>금융기관 주식예탁증서(DR) 발행 등의 물량이 시장에
꾸준히 공급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 하반기중 달러화 초과공급액이 1백2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현재 경제상황에 부합되는 원화가치가 달러당 1천1백40원
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1백엔당 원화가치는 엔화가 달러화에 대한 강세를 이어간데 힘입어
26일 1천34.54원을 기록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