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조짐이 나타나면 즉각적이고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그린스펀
미국 연준리(FRB)의장의 발언에 대한 해석이 갖가지다.

오는 8월24일로 예정돼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고 받아들이는 시각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결코 적지 않은 것 같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주중 이례적인 강세를 나타낸 것은 중국 인민은행의 인위적인 개입에
따른 것으로 이는 평가절하가 임박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란 풀이조차 없지만은
않다.

우리 경제가 대외적인 요인에 따라 즉각 영향을 받게될 것이고 보면 미국
금리나 중국 위안화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의 국내 금융시장동향과 연관지어 이들 변수의 파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특히 외국투자자들이 최근들어 국내증시에서 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과
미국 금리전망을 연관짓는 것은 그러하다.

실업률 등 경제지표에 따라 소폭적인 미국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됐던 일이고, 지난주 미 하원에서 있었던 그린스펀의
발언도 이를 거듭 확인한 정도이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설혹 다음달중 미국 금리가 인상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미국 증시에 어떻게
투영되고 연쇄적으로 우리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지난번 미 연준금리 인상때는 미국 주가와 채권가격이 모두 반등세를
나타냈다.

금리인상이 이미 예고돼있었고 그 폭이 적었기 때문이었는데, 앞으로 금리를
또 올리더라도 그런 양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

미국 금리가 오를 전망이기 때문에 아시아국가등 개도국증시에 투입됐던
외국자본들이 미국으로 방향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식의 풀이는 바로 그런
점에서 지나치게 도식적이라고 하겠다.

미국 금융시장 기조는 미국 경제호황에 따라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현실감이 있다.

추가적인 금리소폭인상이 단행되더라도 그 파장이 우리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는 크지않다고 하겠다.

위안화문제도 마찬가지다.

중국공산당의 전통인 베이다이허(북재하)하계회의에서 중국경제현안과제들이
심도있게 논의되겠지만, 위안화절하는 경기부양효과외에 부작용도 적지않기
때문에 중국입장에서 선택의 폭은 넓지만은 않다.

바로 그런 점에서 최근들어 제기되고 있는 대외경제환경에 대한 악화우려는
지나치게 확대된 감이 있다고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