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와 뼈 사이의 관절연골(속칭 물렁뼈)이 완전히 닳아 빠지면 속수무책이다.

그래서 연골하골에 레이저로 미세한 구멍을 내 이 구멍에서 골질이 우러
나오도록 해 관절 역할을 하게 하는 치료기법이 적용돼 왔다.

그러나 이 치료는 나이가 너무 들어 골의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못한 환자
에게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골질이 우러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골질은 일반세포가 연골세포화한 것이기 때문에 원래의 연골처럼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래서 이 치료의 대안으로 연골세포 배양이식술이 개발됐다.

환자의 연골세포를 배양해 손상된 관절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지난 95년 미국에서 성공한 이후 스웨덴 한국 일본 등 의료선진국에서 이
기법이 시술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주대병원 정형외과 민병현 교수팀이 지난 96년 5월 21세의
여자환자에게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후 총 15명의 환자에게 이 치료를 적용했다.

현재까지 추적관리되고 있는 12명은 합병증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연골세포배양술의 장점은 관절의 손상된 부위가 아주 넓어도 치료가 가능
하다는 것이다.

관절연골과 함께 뼈가 상당히 크게 손상된 경우에도 치료가 가능하다.

자기의 연골세포를 배양해 이식하면 자연스런 형태의 유리연골을 많이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환자가 건강한 연골세포를 상당량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환자의 만족도는 대단하다.

연골이 손실되면 통증이 심하고 다리를 절게 되는데 이 치료를 받으면
통증이 거의 없어져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시술방법은 관절경으로 환자의 건강한 관절연골조직 2백~3백mg을 적출한
후 연골세포만 추출해 2~3주 가량 배양시킨다.

5백만~6백만개의 연골세포가 확보되면 마모된 관절부위를 잘 다듬은 후
적당한 크기로 배양연골세포를 주사하게 된다.

이때 연골세포만 고농도로 추출해 무균상태의 전용 인큐베이터에서 배양
하는 고난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연골세포를 이식할 때는 연골세포 외벽을 인근 골막으로 촘촘하게 꿰매고
경우에 따라 생체접착제를 써서 제대로 안착하게 만든다.

민 교수는 "수술과정이 번거롭고 회복이 늦지만 튼튼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 관절을 부활시키는 데는 연골배양이식법이 좋다"며 "아주대병원
은 다른 병원과 달리 배양과 이식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 비해 환자가 적은 비용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