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언제나 최신곡만을 멋들어지게 불러 "사내 가수"로 통하는
회사원 김모(29)씨.

그러나 바쁜 업무로 인해 신곡을 단련할 시간이 줄어들면서 부서회식이나
동기모임이 있으면 걱정부터 앞선다.

으레 이어지게 마련인 "노래자랑 코너"에서 최신곡을 완벽하게 소화해내야
가수로서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그러나 김씨의 근심(?)은 "사이버 노래방"을 알고부터 눈 녹듯 사라졌다.

김씨는 요즘 틈틈이 인터넷 미디음악 사이트인 "미디바"(www.midibar.com)에
들어가 "Midi & Lilics"을 클릭한다.

이 곳에서는 최신곡을 포함한 가요 5백여곡을 "노래방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

가요목록에서 원하는 곡을 선택하면 화면에 노래가사가 뜨고 미디로 편곡된
음악이 흘러나온다.

곡이 진행되면서 해당부분의 가사가 흐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만 노래방
화면과 다를 뿐이다.

그렇더라도 마우스만 옮기면 특정부분을 반복해 들을 수 있어 김씨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노래연습장이다.

미디음악은 흔히 "컴퓨터 음악"이라고 불린다.

미디(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는 소리를 담은 데이터가
아니라 악보처럼 "어떻게 연주하라"는 명령을 담은 디지털 신호다.

신디사이저 등 전자악기간에 상호 교류를 가능케 하는 일종의 표준화된
언어다.

컴퓨터에 사운드카드와 음악작업용 프로그램이 있으면 실제 악기가 없어도
미디를 토대로 작.편곡이 가능하다.

악기를 마음대로 바꾸거나 소리를 편집하는 작업도 손쉽다.

이같은 미디로 만들어진 음악이 미디음악이다.

"노래방음악"이 초보적인 수준의 미디음악인 셈이다.

재즈전문 월간지인 "몽크뭉크"(www.jazzbar.com)에서 운영하는 "미디바"는
미디음악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사이트다.

가요 뿐아니라 팝송 클래식 재즈 영화음악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미디로
편곡해 올려 놓고 있다.

가요는 노래방 수준이지만 재즈뮤지션이자 미디음악가이기도 한 김용성
몽크뭉크 대표가 직접 제작하는 "재즈"부문은 수준급의 음악을 들려 준다.

미디바는 지난 97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현재 접속횟수가 63만에
이르고 있다.

특히 올들어 네티즌 사이에 "사이버 노래방"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월 접속
회수가 5만에 육박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미디바의 특징은 다른 음악사이트처럼 음악을 듣기위해 전용플레이어를
내려받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

자바스크립트기술을 이용, 사이트에 접속하는 순간 리모컨 형태의 플레이어
가 자동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컴퓨터초보자들도 쉽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김용성 대표는 "최근 곡의 진행에 따라 화면의 가사도 이에 맞춰 흘러가는
인터넷 가라오케 플레이어를 개발했다"며 "조만간 본격적인 사이버 노래방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