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때마침 은행마다 앞다퉈 주택자금 대출금리를 낮추며 대출세일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저마다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며 고객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내집 마련이나 큰 평수로 집을 늘려갈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땐 금리가 낮고 대출기간이 길수록 유리하다.

갚아 나가는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가지 조건을 충족한 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대출기간이 길면 기간에 따른 가산금리가 붙어 금리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현재 연 9%대의 금리로 판매중인 상품들은 대부분 만기가 5년 이내다.

금리가 낮은 단기대출을 받은후 만기를 연장해 나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장기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할까.

집장만을 위해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된다.

단순히 금리만 비교한다면 단기 대출이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잘 따져보고 본인에게 유리한 대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맹수 주택은행 마케팅 팀장의 도움말로 장.단기 주택관련대출 활용법을
알아본다.

<> 일정 기간후 목돈마련이 가능하다면 단기대출이 유리

단기대출은 보통 총 대출기간에 관계없이 1년단위로 약정하고 만기가 되면
1년단위로 연장해 가는 방식을 취하는 것을 일컬는다.

상환 방식은 대개 이자만 내다가 만기가 돌아오면 일시에 갚는 형태다.

금리는 6개월 또는 1년단위의 고정금리가 많다.

기간에 대한 가산금리가 없기 때문에 장기 대출에 비해선 금리가 낮다.

반면 장기대출은 보통 10년이상의 기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간이 장기인 만큼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체제를 적용하고 있다.

당장 목돈은 없지만 일정기간이 지난후 상환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계획이
서있다면 단기상품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장기대출에 비해 금리가 낮고 당장은 이자만 납입하면 돼 대출초기
자금부담을 덜수 있다.

일단 금리가 낮은 단기대출로 빌렸다가 나중에 장기대출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택은행의 웰컴주택자금대출은 3년짜리 대출상품이지만 만기시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장기대출로 전환할 수 있다.


<> 주택을 팔고자 할땐 장기대출이 유리

지금은 은행마다 자금은 넘치는 반면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중이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택자금대출을 경쟁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대출 만기가 돌아와도 기간을 연장하거나 다시 대출을 받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기업체의 설비투자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는등 자금시장 사정이
변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기간연장 등이 까다로워 질수 있다.

특히 단기로 연장해 가는 대출의 경우 금융기관이 유동성부족 상황에
놓이면 연장때 금리를 높일 수 있다.

어차피 오랜기간 돈을 빌려써야 한다면 처음부터 장기대출을 받는게
유리하다.

특히 매월 고정적인 수입으로 생활해가는 봉급생활자나 목돈을 만들기 힘든
저소득층은 만기에 원금을 일시상환하는 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장기 대출은 나중에 주택을 팔때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을 구입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장기주택자금 대출이 있는 경우 대출을
승계하면 되기 때문에 자금부담을 덜 수 있다.

지금은 각 금융기관마다 여유자금이 많아 부족한 자금을 대출받는데 별로
부담이 없다.

주택자금 대출을 승계하는 것이 큰 메리트가 없다.

그러나 이 역시 시중 자금수요가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 대출금은 주택가격의 3분의1을 넘지 않도록

지나치게 대출에 의존해 주택을 구입하면 상환부담 때문에 집이 오히려
짐이 될수 있다.

20년 만기로 5천만원을 빌렸다고 가정해보자.

연 11.5%의 금리를 적용할 경우 20년간 매달 53만3천2백원씩 갚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 샐러리맨들의 경우 결코 적은 부담이 아니다.

내집마련은 최소한 자신의 돈이 주택가격의 3분의 2가 되는 시점에서
결정하는게 좋다.

< 박성완 기자 psw@ >

< 도움말:양맹수 주택은행 마케팅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