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출장을 가려다 계획이 바뀌어 갑자기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다방을 경영하는 아내인 B씨가 다른 남자와 거실에 이불을 깔고
누운채 이야기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B씨는 아무런 일도 없었으며 사업자금 문제를 의논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두 사람은 실제로 옷을 입고 있었다.

이런 경우도 이혼사유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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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에는 부부간에 협의이혼이 안돼 부득이 법원에 재판을 청구해 이혼할
수 있는 6가지의 사유가 규정돼 있다.

1)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에게 심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이 배우자에게서 심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할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등이다.

앞으로 6가지 경우를 자세하게 살펴볼 예정인데 이번 사례는 첫번째 사유인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 지 여부가 핵심이다.

우선 "부정한 행위"의 극치로 일컬어지는 "간통죄"가 성립되는 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정한 행위"의 개념은 간통보다 넓다.

간통까지 가지는 않았어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는
부정행위로 간주돼 이혼사유가 된다.

그렇다면 간통은 어떤 경우일까.

간통의 법률적인 정의는 "배우자 있는 자가 배우자 이외의 사람과 합의해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는 남녀의 성기가 결합한 상황을 말한다.

사정을 했는 지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이혼사유가 되는 부정행위에는 이같은 간통행위를 포함해 직접 성관계를
맺지 않는 "정교관계"도 포함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유부녀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남자와 여관에 함께 투숙해 유부녀는 팬티만
입은 채 침대에 앉아있고, 외간 남자는 팬티를 입은 채 욕실에 있다가
남편에게 발각된 경우도 이혼사유가 된다.

유부남이 다른 여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왔다면 비록 둘 사이에 간통
행위가 있다는 확증이 없어도 부정행위에 해당되기는 마찬가지다.

부부는 서로간에 정조의무가 있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이는 단순히 육체적인 것 뿐만이 아니다.

정신적인 것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배우자의 부정행위에는 성관계를 가진
간통 뿐만 아니라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는 간통했다는 증거는 없어도 부정행위로서 A씨가
B씨를 상대로 이혼청구를 할 수 있다.

다방을 경영하는 유부녀가 남편이 없는 심야에 거실에 이불을 깔고 누운 채
남자를 불러들여 자금 대여를 부탁하면서 속삭이고 있었다면 이혼사유가
된다.

또 B씨와 상대방 남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도 있다.

< 김준성 변호사 www.lawguide.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