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소를 정하는 사업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길이름을 새로 붙이고 이를 기준으로 집과 건물에 번호를 매기는 선진국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가히 혁명적인 주소체계 개편이다.

서울시 강남구와 안양시 공주시 안산시 청주시가 시범적으로 새주소를
제작했다.

하지만 도로명이 너무 많고 복잡해 문제가 되고 있다.

강남구의 행정동명은 54개에 불과하나 새주소 도로명은 9백21개나 된다.

새주소 도로명을 모두 외울 수는 없다.

안내지도를 지참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제작된 대부분의 새 주소 안내지도는 원하는 도로의 위치를
찾기가 어렵다.

심지어 소방서나 우체국 직원조차 새 주소로 집을 찾는 데 애를 먹을
정도다.

어렵게 찾아내도 해당 도로가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알기 힘들다.

이를 제대로 표시하지 못하는데다 도로명을 중첩 표기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교통정보(은행 빌딩 교회명 등)를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가지 지도기술을 발명했고 벤처기업으로
등록했다.

이 지도는 도로의 시.종점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값도 다른 지도와 비슷하다.

특허청은 이 지도가 새주소체계 정착에 매우 효과적이라며 우선 구매품목
으로 추천까지 해줬다.

발명가에게 주는 최대 영예인 세종대왕상 등 여러 상도 받았다.

이 지도는 세계 최고품질의 지도라고 하는 프랑스의 미슐렝 지도보다 낫다고
자평하고 싶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구매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아무리 새 주소를 만들어도 이를 알리는 수단은 결국 지도밖에 없다.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이를 제대로 정착시킬 수 있는 편리한 지도가 있어야
한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차이에 대해 어느 학자는 "지도를 보고 특정 주소로
찾아갈 수 있다면 그곳은 선진국"이라 설파하기도 했다.

우리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자 소프트웨어 화학 기계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명을 한 벤처기업 대부분이
납품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왜 그런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심지어 납품실적이 없다며 외국제품을 구매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아무리 열심히 개발해도 수요처인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구매를 해주지
않으면 누가 기술개발에 나서겠으며 국제경쟁력은 어떻게 생기겠는가.

우수 발명품에 대한 적극적인 구매가 아쉽다.

< 박세준 우성지도 사장 >

-----------------------------------------------------------------------

<> 투고를 환영합니다.

팩스 (02)360-4274, 전자우편 nhk@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