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을 짓는 방법은 <>고열로 끓여내는 탕제 <>한약재를 깨끗이 씻어 말려
가루를 낸 산제 <>가루낸 것을 꿀이나 엿으로 굴려 만든 환제 <>탕제를
증류해서 이슬처럼 받아낸 노제로 나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지난달 개원한 함소아한의원은 한약의 쓴맛을 없애고
약효성분만을 효과적으로 뽑아낸 증류한약을 선보였다.
아이들이 맛이 쓰고 검다며 먹지 않던 한약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한
것이어서 어린이 환자의 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더욱이 한약재에 농약 비료 중금속 다이옥신 환경호르몬과 같은 유해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한약에 대한 불신이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증류한약은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정현석(소아피부질환) 최혁용(소아호흡기질환) 이상용(소아내과질환)씨 등
3명의 한의사가 공동개원한 함소아한의원은 증류한약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뒤 이를 실제 치료에 적용,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은 지난 88년 경희대 한의대 재학시절 골상학회를 만들고 중국에서만
사용되던 노제를 재현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노제를 만들지 않은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갈 뿐
아니라 이론처럼 제대로 약효를 내는 노제를 생산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이다.
무엇보다 노제를 만드는 데는 증류공정이 추가되는데 그치지 않는다.
약효성분을 제대로 얻어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한약처방을 약간 변경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약제별 배합비율을 노제에 맞게 고쳐야 제 약효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어린이의 알레르기성 염증, 발진, 설사를 가라앉히는 금은화는
탕제 때와는 배합비율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또 어린이는 체질과 증상에 맞게 곡류계열 약재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또한 적잖은 비결이 필요하다.
정현석 대표원장은 "증류한약은 약효를 내는 정유성분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탁한 기운은 날아가고 맑은 기만이 서린 상태"라며 "기가 맑은
10세이하의 어린이에게 최적의 약효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또 3년간의 임상경험으로 미뤄볼 때 노제의 소아질병에 대한 완치율(단순한
증상호전은 제외)이 60%선으로 기존한약의 40%선에 비해 월등하다고 밝혔다.
특히 어린이들의 감기 알레르기질환 야간불면증에 우수한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