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시험원 산악회"는 주말마다 산에 오르지 않으면 병(?)이 나던
열성 마니아 10여명에 의해 지난 80년9월 돛을 올렸다.

벌써 20여년전의 일이 됐다.

당시 직장명칭은 "한국정밀기기센터"였다.

그 뒤로 정부방침에 따라 시험원 이름은 여러차례 바뀌었다.

그 때마다 우리 산악회의 이름도 변신을 거듭했다.

현재 회원은 60여명이다.

전체직원이 3백여명이니까 다섯명중에 한 명은 산악회원인 셈이다.

매월 한 차례 1박2일이나 무박2일로 정기산행에 나서고 있다.

회원중 일부는 SB(새벽) 클럽을 별도로 결성, 주말산행을 계속하고 있다.

회원들중 정식으로 산악등반과 관련된 이론이나 실기교육을 받은 경우는
없다.

그러나 20, 30년 풍부한 경험을 쌓은 회원들이 많아 안전산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

연륜이 짧지않다보니 추억거리도 많다.

지난 81년으로 기억된다.

경북 청송쪽에서 주왕산에 올랐다가 하산길에 우연히 여기저기 널려있는
자연송이를 발견하게 됐다.

자연송이는 예나 지금이나 비싸고 귀하다.

산행에 참가했던 우리 회원들은 문자 그대로 "천하일미" 송이요리를 정말
배가 터지게 먹었다.

그런가하면 93년 청옥산 등반도중 길을 잘못들어 헤매게 됐을 때 일이다.

회원들은 물과 음식이 모두 떨어져 큰 고생을 하다가 멧돼지를 한마리 잡게
됐다.

허기때문에 고기가 익기도 전에 마구 먹어댔다.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한 탓인지 다들 탈이나 여간 고생한 것이 아니었다.

다른 산악회에 비해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아직 한번도 해외등반을 못한 것이다.

회원들 "숙원"을 풀기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잘하면 올 가을이나 초겨울께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매년 1월 눈 덮인 태백산에서 시산제를 가져왔는데 올해는 특별히 "가는 20
세기"를 기념하기 위해 오대산 정상 비로봉에서 행사를 열었다.

낮은 기온과 거센 바람속에서도 우리 회원들은 모두가 하나되어 새 천년을
멋지게 열어 나가자는 다짐을 하면서 안전산행을 산신령께 빌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