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 빅딜이 무산됨에 따라 대우는 독자적인 구조조정을 더욱 강도
높게 추진할 방침이다.

대우는 최근 힐튼호텔을 2억1천5백만달러에 매각한데 이어 30일 대우통신
전자교환기(TDX)및 광케이블 전송장비부문 등을 미국 라베스 인베스트먼트사
에 약 4천억원(3억5천만달러)에 미국계 회사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대우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삼성차 빅딜무산으로 구조조정의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초 계획했던 대로 자산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산매각이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돼 성과가 속속 나타나는 만큼 삼성으로
부터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도 자금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대우는 오히려 삼성차의 빅딜 무산으로 대우전자의 매각이 급진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까지 대우전자의 매각이 삼성차 빅딜 문제와 맞물려 진전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우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자 매각협상을 벌이는 만큼 조만간 양해각서
(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는 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보생명 지분과 하나로통신 신세기통신
주식을 예정대로 서둘러 처분할 방침이다.

대우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상장추진에 따라 교보지분 매각이 쉬워지고
매각효과도 커질 것"이라며 "조만간 매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우중 회장은 구조조정본부에 자산매각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조기에
구조조정을 끝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대우 건설부문은 부산 수영만부지(3만7천평)에 대해서는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 이 부지를 담보로 한 자산담보부채권(ABS)
3천억원 가량을 발행하는 방안을 외환은행 등 금융기관들과 협의중이다.

대우는 또 김태구 구조조정본부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델파이사와
2천4백억원규모인 대우기전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

대우는 또 연말까지 (주)대우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이동통신업체 3개사와
해외법인을 처분해 7천억원가량의 자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우는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그룹 내부의 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대우의 국내외 사장단 50명이 이날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도 구조조정의
장애를 없애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우중 회장은 이번주내 신임사장을 선임한 후 1개월 이내 기존 구조조정안
보다 한층 강화된 경영 혁신 방안을 수립토록 할 계획이다.

대우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의 일괄 사표제출이 대우의 구조조정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하고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에 계열사들이 적극 협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대우는 특히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를 확립해 재벌의 소유지배문제를
원천적으로 해소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우중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자신은 자동차 사업에만 주력하고
나머지 기업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또 김 회장은 대우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자신은 일선에서 물러날
의사가 있다는 점도 측근에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대우가 삼성차 빅딜 무산으로 어느정도 유동성압박을 받을 것이지만
최근 자산매각이 타결되고 있어 위기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