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정부와는 달리 설비투자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은 개점휴업상태다.

대표적인 설비투자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은 물론 일반 은행들도 자금수요가
없어 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은행의 시설자금 대출실적은 지난 5월말 현재 1조9천억원에 그쳤다.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던 지난해 5월말 2조2천억원보다 13.6% 줄어든
규모다.

올해 산은의 업무계획목표인 8조6천억원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당장 하반기부터 업무계획을 수정해야 할 형편이다.

산은의 설비투자자금 대출실적은 97년 연간 9조4천억원에서 98년 6조5천억원
으로 급감했다.

장기신용은행을 인수한 국민은행도 시설자금 대출이 부진하다.

올해 들어 신규대출은 5월말 현재 2천6백억원에 그쳤다.

장기신용은행이 담당하던 중장기시설자금대출 업무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나머지 일반은행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시중은행 지방은행 외국은행 지점 등
일반은행에서 자체 자금으로 기업에 빌려준 시설대출 잔액은 20조3천6백억원.

지난 연말 잔액인 20조7천4백억원보다 3천8백억원이 줄어들었다.

대표적 시중은행인 한빛은행의 경우 5월말 잔액이 1조3천6백67억원으로
지난 연말보다 3백억원가량 감소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5월말까지 중소기업에 5천7백80억원을 시설자금으로 빌려
줬다.

작년 동기보다 11%정도 감소한 규모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