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글로벌 위성전화업체인 이리듐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업부진에다 누적되는 적자, 경영진 내분, 주가 폭락에 이어 심각한 자금난
등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국내 SK텔레콤이 4.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1.4분기에
5억5천만달러의 손실을 냈었다.

이리듐은 다음달 15일까지 채권단에 9천만달러를 갚아야 한다.

부채 14억5천만달러에 대한 이자다.

그러나 지금 갖고 있는 돈이라고는 19만5천달러에 불과하다.

이리듐은 19만5천달러에 대한 상환시기를 8월 15일로 연장한다는 계획이지만
채권단이 이를 수용할 지는 미지수이다.

이리듐의 영업실적은 부진하다 못해 참담하다.

3월말 현재 전화가입자는 7천1백88명, 매출은 1백63만달러밖에 안된다.

이리듐이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신용경색으로 자금줄이 꽉 막힌데
있다.

이리듐에 25억달러를 투자, 18%지분을 갖고 있는 모토로라조차 미국증권거래
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이리듐의 부실한 재무구조가 파산을 야기할
수 있다"며 "자금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힐 정도다.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이리듐 주가는 작년 9월 4일 나스닥에 상장돼 올 연초까지 주당 40~45달러에
거래되다 올들어 폭락을 거듭, 현재 9달러선까지 와있다.

투자분석기업인 C.E 운터베르그 타우빈의 윌리암 키드 분석가는 "이리듐의
형편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그의 연구보고서에서
지적했다.

이리듐은 최근 직원들을 정리해고 하고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통신요금
을 낮추는 등 필사적인 자구노력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체이스증권의 통신주 전문분석가 레스 레비는 "벌처펀드를 끌어들이기 위한
구조조정일 뿐이다. 몸통은 그대로이고 겉옷과 모자만 바뀌었다. 이같은
변화로 새로운 피(자금)를 수혈받기는 기대난이다"고 평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