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초 한국경제신문이 "6시그마(six sigma) 경영혁명" 시리즈를
시작한후 경영인들의 반응은 놀랄 정도였다.

많은 기업인들이 전화와 팩스, 전자우편으로 6시그마에 대해 물어왔다.

우리 기업인들이 그만큼 경영혁신 수단에 목말라 있다는 반증이다.

이같은 열의에 호응, 본사는 최필규 산업1부장 사회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6시그마란 무엇이고 어떻게해야 성공할수 있는지를 들어봤다.

이번 좌담회엔 특히 6시그마 창안자인 브루스 헤이즈 식스시그마 퀄텍
회장이 참가했다.

[ 참석자 : 강석진 GE코리아 사장
김수일 한국능률협회 대표이사
서평원 LG정보통신 사장
손욱 삼성종합기술원장
브루스 헤이즈(Bruce Hayes) 식스시그마 퀄텍 회장
최필규 한국경제신문 산업1부장(사회) ]

-----------------------------------------------------------------------

<> 사회 =6시그마가 지금 왜 한국에서 필요하다고 보는가

<> 강석진 사장 =거시경제적으로 볼때 "품질실패"로 인한 비용은 GDP
(국내총생산)의 35%에 달한다.

제조업의 경우 총매출의 35%에 해당하는 돈이 매년 품질실패 비용으로
날아간다.

서비스업과 공공부문은 각 40%에 달한다.

국가 전체적인 품질수준이 2시그마에서 3시그마로 높아지면 손실이 5분의
1로 줄어든다.

국민경제적으론 그만큼 가용자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하루빨리 받아 들여 체질을 바꿔야 한다.

기업체질 자체를 바꾸는 경영품질 혁신 운동인 6시그마는 최적의 수단이다.

<> 손욱 원장 =21세기는 사이버 세상이다.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되면 누가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질좋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가가 생존의 관건이 된다.

6시그마는 바로 생존의 유일한 해법이다.

<> 김수일 대표 =한국 기업은 그동안 결과지상주의, 적당주의, 자기중심주의
성급주의라는 4가지 병폐에 사로잡혀 왔다.

6시그마는 이를 없애고 완벽 경영혁명을 이뤄 세계 초일류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 서평원 사장 =우리 기업의 경우 해외시장으로 나가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수출시 가장 애로점이 애프터서비스다.

만약 제품 설계, 제조단계부터 불량이 발생할 원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한다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지고 해당 기업의 순이익도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 사회 =6시그마의 이점은 무엇인가.

<> 헤이즈 회장 =품질실패비용을 원천적으로 줄이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6시그마 추진주체인 블랙벨트는 미국기업의 경우 연간 보통 5~10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프로젝트당 절감비용은 평균 7만5천~10만달러에 달한다.

따라서 한 회사가 연간 2백건의 6시그마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최대 2천만
달러(약 2백40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비용절감액은 바로 추가 순이익이다.

모토로라는 6시그마로 10년동안 생산성이 2백50% 높아졌다.

<> 강 사장 =GE의 경우 지난해 총 순이익 94억달러중 10억달러가 6시그마로
인한 추가순이익이었다.

올해는 6시그마로 20억달러의 추가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중 10분의 1 가량이 6시그마로 인한 것이다.

이는 GE 11개 사업부중 1개 사업부가 연간 벌어들이는 순익과 맞먹는다.

6시그마는 품질 실패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회사 순익을 창출할 수 있다.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6시그마는 또 열린 기업문화를 만들고 학습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 서 사장 =눈에 보이는 품질비용은 전체 매출의 5%정도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품질비용은 그 두배인 10%에 달한다.

6시그마는 바로 빙산 아래의 품질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 손 원장 =삼성전관 대표 재직 시절 6시그마를 통해 원가와 비용을
매출액의 6분의 1가량 줄였다.

브라운관 판매가격이 2년동안 절반으로 떨어졌어도 삼성전관이 순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6시그마 덕분이다.

<> 사회 =6시그마는 과거 1백PPM 운동이나 TPM, TQM 운동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게 정설이다.

이들 품질운동과 비교해 보면.

<> 강 사장 =6시그마는 "품질경영"수단이 아니라 "경영품질"수단이다.

생산부서만이 아닌 전임직원이 참여하며 제조 프로세스 관리등 전분야에
걸쳐 기업체질을 바꾼다.

1백PPM을 비롯한 기존의 운동은 단순한 품질향상 운동이었다.

6시그마는 또 고객의 눈과 척도로 품질을 평가하는 "아웃사이더 인"
(Outsider In) 어프로치를 취한다.

반면 기존 품질운동은 기업 내부에서 자체 기준으로 품질을 판단하는
"인사이더 아웃"(Insider Out)형식이다.

6시그마는 기업문화 자체를 고객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GE는 그동안 추진해왔던 모든 품질운동을 6시그마라는 엄브렐라(우산)아래
통합하고 있다.

<> 사회 =많은 기업인들은 어떻게 해야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성공요인을 꼽아보면.

<> 손 원장 =6시그마를 단순한 수단이나 기법으로 생각하면 실패한다.

경영전략과 조직문화, 경영방침의 중심에 둬야 성공할 수 있다.

6시그마를 도입하지 않고선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CEO(최고경영자)의
의지, 열성적 사무국이 필요하다.

우선 조직을 기능에서 프로세스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인풋(Input.투입)과 프로세스가 6시그마로 바뀌어야 아웃풋(Output.산출)도
6시그마 수준이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룰(Rule) 만들기"다.

스펙(상세규격)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No Spec, No Work).

삼성전관 대표 재직 당시 전 사업장의 기술자를를 모아 워크숍을 실시,
최적의 스펙과 평가기준을 만들었다.

이를 막 완공한 중국공장에 시범적으로 적용했더니 정상가동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5~6개월에서 한달로 단축됐다.

그뒤 브라질 공장에 좀더 개선된 프로세스를 적용하니 정상가동 소요기간이
5일로 줄었다.

룰을 만들고 지키는게 중요하다.

<> 김 대표 =CEO(최고경영자)가 총책임을 지고 진두지휘해야 성공한다.

6시그마 프로젝트는 진척상황을 주기적으로 측정해 관리해야 한다.

전 프로젝트의 현재 진행상태를 담은 커다란 "대시 보드"(Dash Board)를
만들어 부착하는 방법도 권장할만 하다.

또 정례적인 성공사례 발표회를 갖고 가장 훌륭한 성과를 낸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전파, 붐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 헤이즈 회장 =회사 전체 경영전략과 연관된 과제를 선정해 내는게
중요하다.

6시그마는 곧 경영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6시그마는 단순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아니다.

<> 사회 =6시그마는 생산현장뿐 아니라 지원부서, 정부와 공공기관,
개인에도 적용할수 있다고 하는데.

<> 김 대표 =6시그마는 일종의 철학이다.

문제를 추출해 통계화하고 이를 해결하는 6시그마 프로세스는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다.

<> 헤이즈 회장 =제약업체인 머크, 모기지회사인 패니매, 미 우편국 등
정부기관이 이미 6시그마를 도입했다.

제조업체 이외에서도 활용가능하다.

<> 사회 =연구소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손 원장 =삼성종합기술원이 도입을 추진중이다.

6시그마는 제조 사무 부문을 중심으로 발전해와 아직 R&D 부문에선 축적된
노하우가 적은 편이다.

GE 중앙연구소를 방문해 보니 "디자인 포 6시그마"(Design for 6시그마)
개념을 도입하고 있었다.

연구소의 경우 좋은 기술을 개발해 놓고 상업화가 안된다든지, 막대한
R&D(연구개발)비를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R&D와 설계단계에서부터 6시그마를 적용하면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우선 연구지원 부문에 6시그마를 도입해본후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사회 =6시그마 기초수단인 통계는 만들고 활용하기가 아주 까다롭다.

통계가 성공적 수행에 장애가 되진 않는지.

<> 헤이즈 회장 =83년 모토로라가 처음 6시그마를 시작할 당시만해도 통계는
6시그마의 골칫거리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통계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간편한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많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사회 =기업들이 부딪히는 또하나의 문제는 비용이 다소 많이 든다는
점이다.

과연 비용 대비 효과는 있다고 보는가.

<> 강 사장 =비용이 많이 들거라는 우려는 선입감이다.

물론 초기단계에서 컨설팅과 전문요원 육성등에 투자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일단 일정규모의 전문요원이 양성되면 이들을 내부 강사로 활용해 전문인력
을 스스로 키울 수 있다.

또 6시그마로 인해 발생한 이익중 일부를 6시그마에 재투자하면 된다.

도입 첫해만 돈이 들뿐 이듬해부터는 이익을 낼 수 있다.

<> 헤이즈 회장 =2~3시그마 수준의 회사의 품질비용은 매출액의 20~30%다.

이를 5~6시그마 수준으로 높이면 품질비용은 1~5%로 준다.

모토로라는 6시그마로 비용을 훨씬 뛰어넘는 60억~80억달러를 절감했으며
GE도 수십억달러의 순이익을 추가했다.

6시그마에 들어가는 돈은 비용이 아니라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다.

<> 사회 =외국에 GE가 있다면 국내에선 삼성과 LG를 6시그마 대표 기업으로
들 수 있다.

삼성과 LG의 6시그마 추진 현황을 소개한다면.

<> 손 원장 =GE는 80년대~90년대 중반까지 세계 1,2위 업종만 남기는
리스트럭처링과 경영 스피트를 높이는 리엔지니어링을 벌였다.

그 토대위에 96년부터 6시그마를 전개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 기업은 리스트럭처링과 리엔지니어링을 동시에 추진하는
한편으로 6시그마를 전개해야 할 처지에 있다.

삼성은 93년 신경영 도입으로 "자기 혁신"을 이룬 토대위에 6시그마를
도입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관 삼성전기 삼성항공 삼성GE의료기기 삼성종합기술원 등이
6시그마를 추진중이다.

<> 서 사장 =구본무 LG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전계열사가 6시그마 경영혁명을
벌이고 있다.

LG정보통신의 경우 1년간의 준비작업끝에 요즘 본격적으로 6시그마 경영에
나서고 있다.

6시그마 퀄텍으로부터 컨설팅도 받았다.

앞으로 중소기업들에도 6시그마를 전파할 계획이다.

<> 사회 =6시그마 퀄텍은 세계적인 6시그마 컨설팅업체로 알려져있다.

간략히 소개한다면.

<> 헤이즈 회장 =6시그마 퀄텍은 퀄텍과 6시그마 인터내셔널사가 합병해
탄생한 6시그마 전문 컨설팅업체다.

퀄텍은 플로리다 전력회사등을 컨설팅한 업체며 6시그마 인터내셔널은
모토로라 GE 얼라이드시그널등의 품질담당자들이 차린 컨설팅업체다.

6시그마 퀄텍엔 네덜란드 ING베어링은행 등이 투자했으며 GE캐피털,
모토로라 등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일본 스미토모 중공업, NEC, 노키아 중국법인과 컨설팅 계약을 맺는등
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히 컨설팅 사업을 벌이고 있다.

< 정리=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