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핵시대"라고 한다면, 이 시대를 상징하는 물질은 플루토늄이라
할 수 있다.

이 물질은 원자폭탄의 핵심재료인 동시에 원자력발전용 연료로도 쓰인다.

그런데 이 물질은 유감그럽게도 탄생(?) 배경이 좋지 않고 "이름값"을
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플루토늄의 첫 합성자는 미국의 화학자 시이보그.

그는 원자탄개발계획인 맨하탄계획에 참여해 싸이클로트론의 발명자인
로렌스밑에서 인공방사성원소를 연구하다가 1940년 이 물질을 얻어냈다.

처음 1년 반동안에 1만분의 1g(1마이크로g)밖에 추출하지 못했으나 뒤에
그 량을 늘리는데 성공한다.

이 물질은 1945년 7월 뉴멕시코주에서 있은 실험용 원자폭탄과 일본
나가사끼에 투하된 원폭의 재료가 됐다.

핵폭탄의 "씨앗" 역할을 했다.

시이보그는 자신이 얻어낸 새 원소에다가 태양계의 행성인 명왕성(Pluto)의
이름을 따서 플루토늄이라 명명했다.

당시 새로 알게된 92번 원소와 93번 원소에 천왕성(Uranus)과 해왕성
(Neptune)의 이름을 따, 우라늄과 넵튜늄이라 불렀기 때문이다.

명왕성의 이름인 플루토는 그리이스의 신화에 나오는 "지옥의 왕"이라
불리는 플루톤(Pluton)에서 따왔다.

이름탓인가.

과학자들은 플루토늄을 "세상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원소"라 일컫는다.

이를테면 허파에 들어가면 폐암의 원인이 되는데, 허파가 견딜수 있는
허용량은 4천만분의 1g에 불과하다.

이는 역으로 1g만 방출돼도 수백만명에게 폐암을 유발시킬수 있다는 얘기다.

플루토늄은 수명도 길다.

플루토늄 239는 반감기가 2만4천년이나 된다.

5kg이면 원폭 한 개를 만들 수가 있다.

일본정부가 동해쪽에 있는 다까하마 핵발전소 등에서 쓸 플루토늄 440kg을
오는 9월 대한해협을 거쳐 해상수송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이에대해 그린피스 환경운동연합등 국내외 단체들이 저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핵주기시설을 갖추고 있어 핵무장의 의혹까지 사고있는 실정이다.

플루토늄 수송선을 멀리 돌려 운행하는 방안도 있다.

주변국의 신경을 가급적 건드리지 않았으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