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펼치고 있는 경영혁신 캠페인인 6시그마가 기업의 경영품질
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조직문화도 변화시키고 있다.

6시그마가 업체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바꾸고 기록을 중시토록 하게 하며
업무 인수인계를 쉽사리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서다.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제품을 만드는 LG전자 창원공장.

6시그마경영을 도입한지 2년반이 지났다.

이 공장 조현익 상무보(경영기획담당)는 "창원공장 의사결정의 최고책임자는
6시그마활동으로 나온 객관화된 통계 수치"라고 밝혔다.

6시그마 경영혁신 활동아래서의 모든 프로젝트는 검증된 통계수치로 목표가
정해지고 분석되며 개선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조 상무보는 이에 따라 "최고책임자의 감에 의존한 판단이나 결정이 끼여들
여지가 없어져 자연스럽게 상명하달식 의사결정 구도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지금까지 신제품개발을 위해 최종 판단은 두사람의 몫이었다.

첫째는 관련 부서장이다.

둘째는 개발자의 일방적 판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같은 결정은 6시그마가 완전히 정착되면서 없어지는
추세라고 이 공장 6시그마 마스터 블랙벨트인 최경석 부장(품질기획팀장)은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현장의 생산 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현장의 생산라인에서 불량공정을 알아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고참사원의 감에 의한 판단과 수정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판단기준은 6시그마 툴이 대신하고 있다.

어느 공정에서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잘못됐는지, 누구나 곧바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모든 상황이 컴퓨터 모니터상에서 그래프나 수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특히 일본에 비해 한국이 뒤진다고 말해지던 기록중시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기록은 6시그마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기초자료인
까닭이다.

송태홍 부장(조리기기사업부)은 "초기 6시그마도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과거의 행위에 대한 기록이 없어 이를 찾아 통계를 만들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6시그마가 도입된 이후 모든 내용은 컴퓨터상에 저절로 올라가
통계로 잡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데이터 베이스화는 과거 나만이 그 일을 알고 있고 전문가라는
사고를 버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모든 공정은 어떠한 사람이 와도 일이 자연스럽게 넘겨지는 업무 인수인계
문화를 정착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LG전자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