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의 품질 수준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6시그마는 불량품이 나올 확률이 0.00034%다.

제품 1백만개를 만들었을 때 불량품은 3.4개에 불과하다.

한때 국내 기업에 유행처럼 번졌던 ''1백ppm 운동''은 1백만개당 1백개까지
불량품을 허용한다.

6시그마와 비교하면 무려 30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그러면 1백만개당 불량품 3.4개라는 6시그마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면적이나 거리에 대입시켜 비교해 보자.

3시그마의 불량률 확률이 소규모 상점넓이로 가정하자.

4시그마에 도달하면 이는 거실 넓이로 좁아졌다가 5시그마에선 전화기
바닥 면적으로 줄어든다.

6시그마에선 한 알의 다이아몬드 크기로 대폭 축소된다.

3시그마가 미주대륙을 횡단하는 거리라면 4시그마는 차를 타고 45분정도
걸리는 거리다.

5시그마는 근처 주유소까지 거리이고 6시그마는 네발짝 거리밖에 안된다.

6시그마의 위력은 금액으로도 추산해 볼 수 있다.

어떤 회사가 1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중이라고 가정해 보자.

기업은 자기 돈만 갖고 사업하는게 아니다.

투자용 차입금이나 긴급 운용자금으로 금융기관에서 끌어다 쓴 부채가 있을
것이다.

운용자산 가운데 부채가 차지하는 규모를 시그마 수준별로 추정하면
3시그마의 경우 2백70만달러다.

회사 수준이 4시그마에 해당된다면 부채는 6만7천달러로 뚝 떨어진다.

5시그마 수준의 회사라면 부채규모는 대략 5백70달러 정도이다.

그러나 6시그마를 달성하면 부채는 2달러로 줄어든다.

3시그마 수준인 회사를 6시그마 수준에 도달한 업체와 비교하면 같은
10억달러를 운용하는데 무려 2백70만달러의 부채를 더 안고 있다는 얘기다.

부채로 인해 생겨나는 대규모 금융비용은 말 그대로 입지 않아도 될 손실
이다.

일본 소니사가 만드는 미니 카세트 제품인 "워크맨"에 적용해 보자.

만일 소니사가 품질수준을 6시그마로 높였다고 가정하면 지난 79년부터
97년 3월까지 생산한 1억6천만개의 워크맨 가운데 불량품은 5백44개라는
얘기가 된다.

그나마 공정중에 발생한 5백44개의 불량품은 대부분 검사과정에서 발견됐을
터다.

따라서 시중에 나도는 불량품은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6시그마는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품질비용을 대폭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제품설계 단계에서 결함을 발견해 수정하는데 드는 비용을 1이라고 가정
하자.

그렇다면 제조후 출하검사 단계에서 결함을 찾아 재작업을 거치는데 필요한
비용은 10으로 뛴다.

그러나 고객이 사용하는 단계에서 생긴 하자를 고치는데는 1백의 비용이
든다.

이처럼 설계 검사 고객 등의 단계에서 품질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1:10:1백
의 규칙"이라고 한다.

실제 미국의 컴퓨터 사무기기 제조회사인 IBM의 로체스터공장에서 생산되는
컴퓨터 시스템인 AS400의 생산라인을 분석한 결과 단계별 품질비용은
1:13:92로 조사됐다.

복사기의 경우 더욱 충격적이다.

설계 35, 제조 3백68, 출하전 1천7백에서 고객단계때는 59만으로 늘었다.

제조는 물론 회계 영업 등 전부문에 걸친 품질혁신 노력인 6시그마가
위력을 발휘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6시그마 운동이 이처럼 높은 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는 것은 이 운동이 최종
제품을 대상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제조 공정을 대상으로
품질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제조 공정 중간 중간의 불량이 누적되면 최종 공정에서 불량률이 크게
높아지므로 공정마다 6시그마 수준의 높은 품질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면 품질관리 비용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는
이 운동의 도입 취지와도 부합된다.

전통적인 품질관리 이론이 불량률을 지나치게 낮출 경우 불량품 개선비용이
더 들어가므로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을 펴고 있으나 6시그마는 처음
부터 잘하면 품질개선 비용자체를 없앨 수 있다는 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시그마 수준별 불량 정도 ]

<> 면적
- 3시그마 : 소규모 상점 넓이
- 4시그마 : 평균거실 넓이
- 5시그마 : 전화기가 놓인 넓이
- 6시그마 : 다이아몬드알 크기

<> 오자수
- 3시그마 : 1페이지당 1.5개
- 4시그마 : 30페이지당 1개
- 5시그마 : 백과사전 한질당 1개
- 6시그마 : 소규모 도서관 소장도서중 1개

<> 10억달러당 부채
- 3시그마 : 2백70만달러
- 4시그마 : 6만7천달러
- 5시그마 : 5백70달러
- 6시그마 : 2달러

<> 거리
- 3시그마 : 미주 대륙 횡단
- 4시그마 : 45분 드라이브 거리
- 5시그마 : 주변 주유소까지 거리
- 6시그마 : 4발짝 거리

<> 불량률
- 3시그마 : 6.7%
- 4시그마 : 0.7%
- 5시그마 : 0.02%
- 6시그마 : 0.00034%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