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14조원가량의 적자를 냈던 은행들이 올들어 큰 폭의 흑자를 내고
있다.

부실채권 발생이 다소 주춤해져 대손충당금 부담이 덜어진게 주된 이유다.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은행주식의 추가 상승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고객들은 은행들이 대규모 이익을 내면서도 여전히 높은 예대금리차(예대
마진)을 챙기고 있다며 불만이다.

은행들이 21일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상반기 이익 예상치에 따르면 11개
시중은행은 상반기에만 2조원~3조원규모의 이익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들은 하반기에도 이 정도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기준에 따라 대출받은 기업의 미래상환 능력을 따져 대손충당금
을 쌓는 제도가 하반기에 도입될 예정이어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각종 충당금을 쌓기 전의 이익을 보면 국민은행이 1조1천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3천5백억원가량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에 3천5백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또 조흥은행도 올 상반기에 5천9백억원의 충당금적립전 이익을 거둘 전망
이다.

조흥은행은 작년에 대손충당금은 많이 쌓은 상태여서 올해는 적립부담이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상반기 순이익도 5천2백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도 작년 상반기에 5천4백억원 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2천억원의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은 그러나 대손충당금을 국제기준 이상으로 쌓아 올해 이익규모를
2천억원이내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당기순이익 2천2백억-3천1백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후발은행중에선 한미은행과 평화은행의 약진이 돋보인다.

작년 상반기에 4백95억원의 흑자를 봤던 한미은행은 6월말 결산결과
1천5백2억원의 이익을 예상한다.

한미은행은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중 3천억원이상의 흑자가 가능하지만
2천억원으로 흑자규모를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빛은행은 회계상의 문제를 들어 이익예상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은행들이 이처럼 올해 이익전망을 장밋빛으로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반응이다.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30조원을 넘는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여신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은행이익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