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인사의 평양 방문과 접촉을 잠정 중단한다는 북한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의 발표에도 불구, 정부의 대북 비료지원과 남북 경협사업은 예정
대로 진행된다.

또 정부는 17일 판문점 남북적십자 연락사무소간 직통전화를 통해 21일
열릴 베이징 차관급회담에 나설 우리측 대표단 명단과 회담장소, 일시 등을
북측에 통보했다.

정부는 이날 7항차에서 10항차에 해당하는 대북비료지원선 4척을 울산항과
군산항에서 각각 출항시켰다.

이로써 베이징 차관급회담 전까지 북에 전달키로 한 비료 10만t의 수송은
모두 완료됐다.

이중 헤라 조인트그레이스 구앙푸콴 등 3척은 울산항에서 원산 흥남
청진항으로 각각 출항했으며, 우양완도호는 군산에서 해주로 비료를 싣고
떠났다.

북에 비료를 전달한 선이스트호도 이날 인천항으로 귀항했으며, 갈리나
3호는 북한의 남포외항에서 비료하역작업을 끝낸 뒤 18일중 여수로 귀환할
예정이다.

현대와 삼성의 대북 경협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북한측이 조평통 발표 직후 현재 평양에 체류중인 남한 인사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뜻을 방북대표단을 통해 알려 왔다"면서
"대표단은 예정대로 22일까지 북한에 머물면서 남북경협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사장을 단장으로 한 삼성 방북단은 삼성전자와 물산,
전관, 전기 등 4개 삼성 계열사와 동원정공, 동남수산 등 2개 협력사 관계자
등 16명으로 구성됐으며 서해안 교전사태가 발생한 지난 15일 베이징을 통해
평양에 들어갔다.

베이징에 체류중인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도 "금강산 관광사업은 서해안
교전 사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잘 진행될 것이며 서해안 공단건설 등 대북
투자사업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강정훈 아태평화위원회서기장과 베이징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후 "북한내 서해공단건설이 북한경제에 긴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올 하반기부터 구체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한의 전금철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에게 보내는 전화
통지문을 통해 오는 21일 오전 10시 중국 베이징(북경) 캠핀스키호텔에서
차관급회담을 예정대로 열것을 통보했다.

또 우리측 대표단으로 수석대표인 양영식 통일부차관을 비롯해 서영교
통일부 국장, 조명균 통일부 교류협력심의관 등 3명을 파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은 차관급 회담과 관련, 우리측에게 대표단 명단을 아직 통보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