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터넷 업체에 4천2백50만달러(5백억원)란 거금을 투자해 화제다.
이 회사는 "홈그로서.컴"(www.homegrocer.com).
인터넷으로 음식료품을 파는 회사다.
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하면 집까지 식료품을 배달해준다.
아마존은 이 돈으로 이 회사 주식 35%를 사들이기로 했다.
넷스케이프 전 최고경영자(CEO)인 짐 박스데일도 이 회사에 5백만달러를
출자했다.
박스데일은 넷스케이프를 아메리카온라인(AOL)에 넘기면서 손에 쥔
7억달러로 박스데일그룹을 세워 "새내기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 그룹의 첫 투자대상이 "홈그로서.컴"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홈그로서.컴은 지난 98년 3월 워싱턴주 벨레뷰에서 문을 열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회원으로 등록하면 야채와 낙농식품 고기류 해산물
가공식품등 1만1천여종의 식료품을 주문할 수 있다.
회원등록은 간단해 주소만 넣으면 된다.
용도에 알맞게 고기를 썰어주는 것등을 비롯해 고객의 세세한 요구를
들어준다.
배달에는 냉동차를 사용한다.
75달러어치 이상을 주문하면 배달료를 따로 받지 않는다.
물건값은 유명 식품점 가격수준이다.
식료품을 보지 않고 주문할 때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것은 신선도와 품질.
이 문제를 홈그로서.컴은 "쇼핑 도우미(퍼스널 쇼퍼)"로 해결했다.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쇼핑도우미를 고르면 그 고객을 대신해 물건을
골라준다.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클레임을 제기할 수 있는데다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은 쇼핑도우미는 성과급을 받게 되는 것이 이들이 성심성의껏 물건을
고르게 하는 비결이다.
현재는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비스가 되는 지역인지 여부는 홈페이지에 집(ZIP)코드를 넣어보면 알 수
있다.
홈그로서.컴은 지난 5월14일 포틀랜드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첫 단계다.
올 여름에는 캘리포니아에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해 미국 전체의 식료품 시장은 4천4백3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인터넷 시장조사회사인 주피터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온라인 식료품 쇼핑
시장은 지난 97년 6천3백만달러에서 2002년에는 35억달러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2005년까지는 20%가량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라면 새로운 식료품 유통형태로 자리잡는 것은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아마존과 박스데일그룹이 홈그로서.컴에 투자한 이유를 짐작할만 하다.
홈그로서.컴의 공동설립자이자 CEO인 테리 드레이톤은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으며 새로운 고객 서비스 표준들을 만든 회사"라며
"아마존으로부터 가치있는 지식들과 비결을 배우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넷 기업를 경영해 본 경험이 풍부한 박스데일로부터 경영
컨설팅을 받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리 베조스는 "홈그로서.컴은 소비자들을 생각하는
환상적인 눈을 가졌으며 식료품 쇼핑의 따분함을 덜어줌으로서 소비자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며 고 치켜세웠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