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증가 추세가 가파르다.

중동 산유국의 생산량조절로 국제 원유가격도 급등, 에너지 도입비용이
작년에 비해 급격히 늘고 있다.

IMF 1년만에 우리국민들의 근검절약 의식이 흐트러지고 있는 단적인 현상이
바로 에너지소비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요즘 누구보다 마음이 바쁜 사람이 있다.

김홍경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이 바로 그다.

그는 지난해 무역흑자 4백억달러 달성에 적지 않게 기여했던 에너지
수입부문이 올들어 그반대의 상황으로 치닫는데 따른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에너지 소비절약의식 자체가 둔감해진 것 같습니다. 1.4분기중에만 소비가
11.4%늘어 났어요. 산업용소비 증가율이 4.7%인데 비해 가정용의 경우
31.2%나 급증했습니다"

그런만큼 그는 요즘 매우 분주하다.

자문위원단을 구성,에너지 소비절감방안에 대한 조언을 듣는가하면 강연을
통한 대 국민홍보에도 열심이다.

임직원들에게는 개개인 스스로가 에너지 절약의 홍보맨이 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이사장은 요즘 특히 두가지점을 강조하고 다닌다.

그 하나는 에너지 절약운동의 패러다임시프트(발상전환).

"지난 80년 에너지관리공단 창립이후 줄곧 절약캠페인을 펼쳐 왔지만 그
성과는 기대만큼 높지 않았어요. 종전의 호소방식만으론 먹혀들지 않는
단계에 왔다는 얘깁니다"

김이사장은 따라서 이젠 소비자들에게 에너지절약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수단을 쥐어주는 단계로 운동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전기제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코드가 꼽혀 있으면 전력소모가
많다는 건 다 아는 상식입니다. 그러나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아요.
전원이 꼽혀 있더라도 대기전력이 소모되지않는 제품을 개발하기 전에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김이사장은 실제 이런 발상의 전환을 토대로 주요 전자업체들에 대기전력을
줄일 수 있는 제품 생산을 "청탁"했다.

그리고 삼성전자 LG전자 대우통신 등 메이커들은 실제 그런제품을 올들어
잇따라 출시했다.

김이사장의 또 하나 관심은 금모으기운동의 후속으로 "에너지 절약을 통한
외화 확보운동"을 펼치는것.

"국내 에너지소비량중 10%정도는 절약 가능하다는 게 우리공단의
분석입니다. 올해 에너지 수입액 추정치 220억달러 가운데 22억달러어치
정도는 줄일 수 있다는 얘기죠. 작년초 우리 국민 모두가 참여해 모은 금의
수출액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에너지절약운동을 제대로 실천하면 금모으기운동을 매년 펼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바로 그의 주장인 셈이다.

"에너지 해외의존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외환위기를 겪고서도
에너지 씀씀이를 줄이지 못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이기 앞서 수치라고
밖에 볼 수 없어요"

< 김성택 기자 idntt@ >

< 김홍경 이사장 약력 >

<>서울대 법대
<>행정고시 10회
<>공업진흥청 검사국장
<>상공부 기계공업국장 산업정책국장
<>특허청 특허심판소장
<>통상산업부 기획관리실장, 차관보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