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절대적인 신과 같다.

인류에게 축복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인류를 전멸시킬 수 있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단적인 예로 태양에서 방출되는 에너지가 1백분의 1만 감소해도 지구의
평균기온은 수십도 내려가 빙하기를 맞는다.

미국 천문학회(AAS)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태양의 비밀스런 활동이 지구에
또다른 대재앙을 몰고올 수 있다는 경고를 제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이렇다.

"2000년께 태양활동이 극대기에 접어들어 강력한 태양폭풍(Solar Storm)이
발생한다. 태양폭풍은 강력한 전자파를 내뿜어 지구의 통신 교통망을 교란
시킬 뿐 아니라 전력공급까지 중단시킨다. 이같은 일이 일어날 경우 Y2K
(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문제)보다 더 큰 재앙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이 보고서 외에도 영국 루드퍼드 애플턴연구소는 태양에서 나오는 자기의
증가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연구결과를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화석연료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CO2)가 지구온난화의 주범
이라는 인식과는 전혀 다른 분석이다.

이 때문에 천문학계에서는 "우주기상예보" 시스템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

지구에서 날씨를 예보하는 것처럼 우주공간에서 흘러들어오는 강력한
자기장을 미리 예측해 그 피해를 줄여 나가자는 것이다.

<> 자기폭풍은 왜 발생하나 =태양은 11년마다 활동양상이 변한다.

11년을 주기로 활동의 극대기와 극소기가 반복된다.

극대기는 태양활동이 그만큼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문학자들은 오는 2000년이 바로 태양활동의 극대기에 해당된다고 예측
하고 있다.

자기폭풍은 태양에 이상현상이 일어날 때 방출되는 플라즈마 구름이 전류를
만들고 자기장을 형성시키면서 일으키는 거대한 파장을 말한다.

이같은 태양의 이상현상은 흑점이나 플레어(태양표면의 에너지가 급격히
외부로 방출되는 현상), 코로나(태양 가장 바깥부분의 띠로 수백만도 고온의
플라즈마로 이뤄져 있다), 홈염 등의 형태로 일어난다.

특히 코로나는 태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폭발로 하루에 대여섯번씩 1백억t
가량의 가스를 분출한다.

이는 수십억메가t급의 핵폭발과 맞먹는 규모다.

자기폭풍은 이같은 이상현상으로 방출된 자기장이 거대한 파장을 일으켜
우주공간으로 퍼져가면서 발생한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 자기장이 우주공간의 자력선을 따라 지구까지
날아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다.

<> 지구에 어떤 피해를 입히나 =태양의 활동은 불과 며칠만에 지구에
영향을 미친다.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태양 폭풍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는 대략 3일 정도가
걸린다.

실제 지난 89년 발생한 자기폭풍으로 캐나다 퀘벡지방에서는 6백만여명이
9시간동안 전기없이 지내야 했으며 이 폭풍으로 인한 극광은 멕시코에서도
관측됐다.

이밖에도 비행중인 콩코드 초음속비행기에서 느닷없이 방사선 경고가
울린다든가, 인공위성의 손상으로 통신이 두절된다든가, 급작스런 정전사고
가 일어나는 등의 현상이 종종 목격돼 왔다.

일반적으로 태양 폭풍은 인공위성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멀러드우주연구소는 최근 태양폭풍이 2000년초 최고 정점에 도달해
2백50여개의 인공위성의 기능을 마비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양폭풍은 또 장거리 전화망이나 TV 송수신 기능은 물론 도시의 전력공급
까지 한꺼번에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이나 선박의 항법장치 등에 이상을 발생
시킬 수도 있다.

<> 막을 수 없나 =태양의 신비스런 활동을 규명해 내기 위해 현재 선진국
에서는 태양관측위성을 쏘아올리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기구(ESA)가 공동으로 95년 발사한 "소호
(SOHO)", 일본이 91년 쏘아올린 "요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소호위성은 지구에서 1백50만km 떨어져 태양과 지구의 인력이
똑같아지는 이른바 라그랑지안 지점에서 태양을 24시간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플레어 등의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물론 성과도 하나씩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게 소호위성이 관측해낸 S자형 구조.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태양표면에서 S자형 구조가 발견되면 틀림없이
코로나 폭발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윤홍식 서울대교수(천문학)는 "이론적으로 태양폭풍을 2~3일전에만 예측해
낸다면 그 영향을 최소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앞으로 태양의 실체는 인류가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규명해야 하는 것으로 이 분야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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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은 죽는다 ]

지구에서 약 1억5천만km 떨어진 태양은 엄청난 빛에너지를 발산하는 고온의
기체 덩어리다.

지구의 1백9배 크기로 표면온도는 6천도, 중심부의 온도는 1천5백만도나
된다.

태양은 지구와 같은 단단한 표면이 없고 폭넓은 대기층으로 형성돼 있다.

총질량의 73%는 수소다.

수소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지구에 무한한 빛과 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태양은 영원하지 않다.

수소 핵융합 반응으로 중심부에 헬륨이 누적됨에 따라 중력은 천천히 수축
한다.

중력 수축은 곧 중심부를 둘러싸고 있는 껍데기의 팽창을 의미한다.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 65억년 후 태양은 급격히 팽창해
수성을 삼킬 정도로 커진다.

이 때 지구의 온도는 7백50도까지 올라가 생물이 도저히 살수 없는 곳이
되고만다.

태양은 팽창을 계속해 내부 에너지를 모두 방출해 버리면 결국 빛을 잃어
버리게 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