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8백71억원 순매도, 투자신탁 4백29억원 순매도".

14일 주식시장에선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투자신탁도 함께 처분해 눈길을
끌었다.

투신은 몰려드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외국인에 대해 "독립선언"을
해왔다.

외국인들이 줄가차게 파는 과정에서도 하루 1천억원이상의 순매수를
유지했다.

최근의 주가상승은 "투신의, 투신에 의한, 투신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투신이 14일에는 외국인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지난주말 미국에서 일부 헤지펀드들이 "파산위기에 몰려있다"는 루머가
나돌고 미국국채금리가 연6.16%까지 상승하면서 미국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엔.달러환율이 다시 급상승하고 있는 것도 투신을 공격적매수에서 관망세로
바꿔놓고 있다.

<>헤지펀드위기설등 해외악재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에 나돈 루머는
타이거펀드에 30억달러가량의 환매가 몰렸고 퀀텀펀드와 재규어펀드의
자산가치가 1년전에 비해 50억달러(28%)정도 줄어들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타이거펀드에 대한 환매금액이 부풀려지며 "파산위기설"로 확대됐다.

뉴욕FRB(연방제도이사회)가 임시FOMC(공개시장조작위원회)를 소집했다는
루머가 가세하며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는 130.79포인트(1.23%)나 하락했다.

미국국채금리가 6.16%까지 상승해 최근 1년간의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투자심리를 크게 악화시켰다.

또 14일에 일본 대장성과 일본은행의 외환시장개입으로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20엔대로 상승(엔화가치하락)했다.

<>국내증시영향 ="타이거펀드 위기설"은 국내증시에 직격탄을 퍼부었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가 폭등과 폭락을 오가면서 투자심리가 상당히 불안해져
있다.

게다가 북한경비정문제 노동계총파업같은 장외악재가 주식시장을 점차
짓누르기 시작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요인이 가세되면서 매물이 쏟아졌다.

삼성.LG.베어링증권의 창구에서 SK텔레콤의 매물이 나오면서 "타이거펀드가
SK텔레콤을 팔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환매요구에 부닥친 타이거펀드가 자금마련을 위해 이익이 많이 난 SK텔레콤
을 처분한다는 내용이었다.

SK텔레콤이 한 때 하한가까지 밀리면서 기관과 외국인이 함께 "빅5" 뿐만
아니라 상승폭이 컸던 블루칩을 내다팔며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루머확인 =타이거펀드의 위기설과 SK텔레콤매도설은 사실보다 크게 과장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타이거펀드 대변인은 위기설에 대해 "타이거펀드가 구제금융을 받을 이유는
전혀없다"며 "타이거펀드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absurd)"고
해명했다.

타이거펀드의 수익률이 올들어 마이너스 8%에 달할 정도로 부진함에 따라
약 10억달러정도의 환매요구가 있었으나 유동성 위기에 빠질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타이거펀드가 SK텔레콤을 팔고 있다는 루머도 국내기관들의 과잉반응이
만들어낸 루머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이날 전장초부터 삼성(4천주) LG(2천주) 베어링(1천5백주) 동양(1천2백주)
대우(1천주)증권의 창구를 통해 SK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이것이 "타이거펀드가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K텔레콤을 팔고 있다"는
루머로 이어졌다.

그러나 실제로 타이거펀드는 14일 SK텔레콤을 한주도 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증권사에 나온 물량은 대부분 주택은행 현대투신운용 대한투자신탁등
국내기관들이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거펀드 관계자는 "당분간 SK텔레콤을 팔 계획이 없다"며 "나중에
팔더라도 시장에 내다팔기보다는 SK그룹이나 외국인에게 파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