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가슴을 달래며 널뛰기장세가 진정된 이후의 시장흐름 변화에 대비
하라"

지난주의 주가 급등락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증시 일각에서는 ''서머 랠리(Summer Rally)''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국내증시에는 지금까지 서머랠리라 할만한게 별로 없었지만 외국인의 영향력
이 커져 올해엔 여름 큰장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외국인들은 지난10일 1천3백억원이 넘는 돈을 한국주식 매수에 쏟아부었다.

지난달 중순 유상증자 부담으로 주가가 700선 근처까지 하락한 이후 1천억원
이상의 대량매수는 처음이었다.

외국인은 지난11일 소폭 순매도에 나서긴 했지만 다시 ''입질''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서머 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증시주변 여건 호전으로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8조6천억원에 달하는데다 간접투자자금의 주식매수여력이
3조원에 달해 대세상승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김명달 대한투신 주식투자
부장)

"7월 유상증자 규모가 6월의 30%에 그쳐 그간 증시에 드리웠던 먹구름이
가시고 있다"(임태경 상장사협의회 조사부장)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악재로 남아있긴 하나 엔고와 중국의 금리인하가
호재로 가세해 그리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서머랠리를 기대케하는 또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기업실적의 호전.

SK증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중 관리대상종목 등을 제외한 4백54개 기업의
상반기 순익은 무려 6조4천2백8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3조7천4백79억원 적자)와 비교하면 엄청난 흑자 반전이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부채축소 저금리 등에 따른 실적개선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될 것"이라며 "상반기 실적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주가는 또다른 상승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말한다.

주가 급등락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그후에 따라올 새로운 장에 대비해
실적호전주를 찾으라는 얘기다.

박용선 SK증권 리서치팀장은 "6월은 12월 결산법인들의 상반기 실적이
드러나는 시기"라며 "실적 호전주가 장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주가재편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장은 "지난주 주가가 워낙 요동쳐
자신있게 전략을 구사하기 힘든 투자자들이 별 부담없이 접하기 좋은 종목이
실적호전주"라고 말한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웬만한 비바람에는 끄떡하지 않는 법이다.

기업의 뿌리는 실적이다.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기업은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

워렌 버펫이나 존 템플턴등 증권투자의 대부들이 천명하는 "내재가치 위주
투자"라는 것도 쉽게 말하면 실적호전 기업에 주목하라는 말이다.

SK증권이 작성한 99년 상반기 기업실적 추정자료를 중심으로 내재가치
우량기업을 소개한다.


<> 매출증가율 상위기업 =팬택이 1위를 차지했다.

팬택은 올 상반기 9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 4백12억원보다
2백50%나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의 모토로라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동통신 단말기 공급을 늘린
결과다.

현대증권은 팬택이 올한해 2천5백억원의 매출에 1백21억원의 순이익으로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가율 상위권에는 일반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주가 대거 포진했다.

조흥화학 일경통산 유양정보통신 KNC 다우기술 동아정기 화천기계등이
10위권에 올랐다.

지난해말까지 움추렸던 소비가 되살아나자 중견기업들이 빠른 몸놀림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자동차 관련업체들도 매출이 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에 따라 기술력이 뛰어난 부품업체들의 실적이 대폭
호전되는 추세다.

동해전장 새한정기 공화 북두 삼익공업등이 대표적인 예다.


<> 순이익증가율 상위기업 =국민은행이 무려 4천5백%나 순이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은데다 기업부도가 줄어 이익이 늘고 있다고
국민은행측은 설명했다.

순이익증가율 상위30위 기업에는 현대산업개발 현대엘레베이터 인천제철
현대미포조선 현대건설등 현대그룹 계열사가 5개나 포함됐다.

나머지 5대그룹 계열사중 SKC SK LG정보통신 SK 삼성엔지니어링등도
순이익이 나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증권전문가들은 순이익증가율은 순이익 추이를 최소 3년간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IMF위기로 순이익이 급감했다가 올해 급증하는 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 순이익 흑자전환기업 =은행들이 대거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흥 한빛 서울 제일 외환등 대형시중은행뿐 아니라 경남 광주 부산 전북
제주등 지방은행들도 올 상반기 적자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SK증권은 은행들이 실적개선에 비해 주가상승폭이 작은 만큼 관심을
기울일만 하다고 밝혔다.

흑자전환 폭이 큰 기업으로는 현대전자를 꼽을수 있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3천3백억원 적자에서 올 상반기 1천억원 이상의
흑자가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조조정을 활발히 진행한 한솔제지와 대한통운, 한화등도 흑자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박용선 SK증권 리서치팀장은 이와함께 경상이익 흑자전환기업에 투자포인트
를 맞추라고 주문했다.

그는 "자산매각이나 투자유가증권 매각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룬 기업들의
경우 내재가치가 높아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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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머랠리란 ]

여름을 뜻하는 서머(Summer)와 경주를 뜻하는 랠리(Rally)의 합성어.

여름 휴가를 앞두고 펀드매니저와 일반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펀드매니저들이 여름휴가중 주식을 사지 못하는 것에 대비, 미리 주식을
매입하기 때문에 보통 여름휴가를 앞둔 6,7월께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여름휴가가 긴 선진국에선 흔한 현상이다.

이를 원용, 여름철에 나타나는 주가상승을 넓은 의미의 서머랠리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선 별로 없었다.

여름철은 하한기라서 오히려 주가가 조정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외국인들의 영향력 증대, 주식관련 상품으로의 꾸준한 자금유입, 기업들의
6월 반기결산 실적호전 등 호재가 겹쳐 서머랠리가 나타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