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1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선박에 대해 직접적인
"육탄돌격"을 감행함에 따라 백령도 인근 해역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특히 우리 경비정이 북측 경비정을 추격하고 있을 무렵 북한 서해안의
미사일 기지에 미사일이 배치되는 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군은 마지막까지 평화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지만 영해침범이
계속된다면 "격침"까지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최악의 경우 화력을 동원한 충돌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작전상황 =11일 오전 4시께 북한 경비정 4척이 닷새째 북방한계선을
침범했다.

이어 오전 10시48분 또다른 2척이 추가돼 모두 6척이 NLL남쪽으로 내려왔다.

북한경비정의 동태를 주시하던 해군이 과감한 충돌작전 펴기로 결심한 것은
11시30분께.

북한경비정들은 이미 완충지역으로 들어서 남하하고 있었다.

오전 11시40분 공격명령이 떨어졌다.

NLL 남방 10~11km, 연평도 서방 11.7km 해역에서 해군 2함대 소속 고속정
편대(편대장 성한경)는 북한경비정으로 달려들어 공격하기 시작했다.

1백50t의 고속정들은 최고 25노트(45km)의 속력으로 돌진, 1백50~4백t에
달하는 덩치 큰 북한 배의 함미와 측면을 들이받았다.

이같은 상황은 12시12분까지 계속됐다.

북한 경비정들은 선수를 북으로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피해를 입은 배를 다른 경비정이 예인해 끌고 갔다.

나머지 북한경비정들도 모두 철수했다.

시속 2~5노트정도의 저속으로 북상하던 북한 선박들은 오후 2시15분께
NLL을 넘어 북쪽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퇴각했던 북한 경비정중 4척은 오후 2시50분과 3시에 다시 내려왔다.

북방한계선을 넘지는 않았지만 모두 10척이 우리측 함정과 대치하다
밤 11시40분께 철수했다.


<> 미사일 기지 동향 =우리 함정이 북한 경비정을 추격하고 있을 때 북한
서해안의 미사일기지에서 "이상징후"가 포착됐다.

샘릿(사정거리 83km)과 실크원(95km) 등 지대함 미사일이 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측에서도 초계함과 호위함에 함포를 장착했다.

전군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

공군은 비상출동시간을 단축하고 공중감시초계활동을 강화했다.

육군은 돌발사태에 대비,해안경계를 강화했다.

특전사에도 비상이 발령됐다.

다행스럽게 무력사용은 없었다.


<> 강경대처의 배경 =당국은 북한이 연이어 북방한계선을 넘어 오는 것을
남측에 대한 "시험"이라고 보고 있다.

남측의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대응이 미진하면 아예 완충지역을 자기들의
영해로 굳히겠다는 심산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 정부가 "햇볕정책"을 통해 유화책을 유지하는 것을 빌미로
계산된 점령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는 이날 "강경 대처"를 결정했다.

국방부는 육.해.공군 전력을 총동원한 군사작전에 돌입키로 결정했다.

당초 북한경비정을 NLL북쪽으로 몰아내는 작전을 2~3일후에나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국가 안위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고 서둘러 실력행사에 나섰다.

이날 조성태 국방장관은 존 H틸러리 주한미군사령관과 긴급회동을 갖고
한.미연합 방위력을 재점검했다.

주한미군도 위기조치반을 긴급가동하는 등 비상상황으로 돌입했다.


<> 파장 =현재 단계에서는 양측의 정면충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틀정도만 여유를 둔다면 커다란 마찰없이 북한경비정과 어선들이
스스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국방부의 분석이다.

이는 꽃게잡이 최적기로 알려져 있는 음력 그믐이 오는 13일이기 때문에
북측 선박이 더이상 머무를 구실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 어민들은 지난 7일부터 조업을 시작,이미 일주일에 걸쳐 충분한 양의
꽃게를 잡았고 북한군 역시 우리가 설정한 NLL의 의미를 만족할 만큼
훼손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그동안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돼온 화해무드에 제동이 걸릴 것은
분명하다.

당장 오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남북 차관급회담에 차질이
예상된다.

남북 차관급 회담은 장관급과 총리회담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돼있으나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렵게 됐다.

또 그동안 유지한 햇볕정책과 남북경협 기조에도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만일 사소한 "군사적 충돌"이라도 빚어진다면 상황은 극도로 악화된다.

서해안 지역은 그야말로 "화약고"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각종 무기들이
집중돼 있다.

양쪽은 서해안에 미사일기지를 집중배치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