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밤쇼핑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가 되고 있다.

두산타워 밀리오레 거평프레야 등의 출현이후 이태원이나 남대문 시장으로
몰리던 외국인들이 동대문으로 속속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것.

두산타워에서 만난 인도인 오만씨 부부는 "호텔 웨이터에게 밤에 가볼만한
데가 없느냐고 물어보니 이곳을 추천해 왔다"며 "한국인들은 언제 자느냐"고
야간 쇼핑에 대한 호기심을 나타냈다.

5~10명씩 우르르 몰려다니는 대만 관광객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여행사 가이드 C씨는 "먼저 다녀간 사람들로부터 동대문에 가면 싸고 좋은
옷을 마음껏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관광객들이 아침부터 가자고 졸라대
안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대문 쇼핑몰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은
뭐니뭐니해도 젊은 일본 여성들이다.

이들은 밀리오레나 두산타워 등에서 값싸고 세련된 옷을 사는 것을 주목적
으로 한국을 찾아온다는 것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본 여성 관광객들은 항공권과 한국에서 묵을
호텔만 예약한뒤 가이드도 없이 서울시내 안내지도를 들고 지하철을 통해
쇼핑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친구와 함께 밀리오레 매장을 찾은 미치 아야코(22)씨는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이같은 밤 의류 쇼핑문화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아이 쇼핑을 하는
것만도 흥겹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잦아지자 동대문지역 상가들의 관광객 유치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두산타워는 신라호텔및 신라면세점과 제휴,셔틀버스를 연계 운행하고 있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두산타워 1층에 달러 엔 파운드 마르크화
등을 우리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사설 환전소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밀리오레는 일본 JCB카드와 제휴해 일본 관광객들이 매장에서 손쉽게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조르지오 아르마니 루이뷔통 프라다 발리 지방시 구치등 해외 고급
브랜드 매장이 밀집한 서울 청담동 일대도 일본인 관광객들의 단골 관광코스
로 부상, 서울은 이래저래 외국 관광객들의 새로운 쇼핑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