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을 방문하는 쟉크 동두(Jacques Dondoux) 프랑스 통상장관은
하이테크 환경 농수산분야 등에서 양국이 산업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을 앞두고 그는 한국경제신문과 현지에서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방한 목적은.

"한국과 프랑스 양국간의 정치 경제 문화교류 확대다.

리오넬 죠스팽 프랑스 총리는 양국 협력 강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올해 있을 김대중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앞서 양국 고위급 실무자간
상호협력체제르 마련하는 문제도 포함돼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용기와 개혁 추진력을 매우 높이 평가하는 프랑스는
김대통령의 방문을 오래전부터 기다려 왔다"

-아시아 금융위기와 관련해 1년전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한국이 위기를 잘 극복해 낼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보나.

"지난해 한국은 힘든 시련을 겪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심도있는 개혁을 통해 금융위기를 겪은 어느 아시아 국가보다 빠른 회복세
를 보이고 있다.

위기발생후 한국인이 보여준 위기극복 의지는 참으로 놀랄만 하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부실 금융기관정리와 개방화 정책이 포함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지도력도 큰 몫을 했다고
믿는다.

한국인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획을 세우면 그것을 추진하는 놀라운 힘이
있다.

한국은 경제대국이 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본다.

역동성 고급기술인력 창조성에다 국민적 화합이라는 정신적 힘도 갖고
있다"

-이번 방한기간 중 무역관련 협정을 맺는다면서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프랑스 무역진흥공사(CFCE), 프랑스
해외무역투자정보회사(CFME ACTIM)간의 상호업무협력 협정이다.

앞으로는 양국간 무역정보와 인적자원 교류가 원할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한불 산업별 주제 세미나도 자주 열리게 될 것이다.

이번 협정을 통해 양국 기업간의 교류가 활성화될 것으로 믿으며 특히
중소기업간의 협력이 확대되기를 바란다"

-경제사절단에는 많은 중소기업인이 동행하는 것으로 아는데.

"프랑스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산업분야의 경우 GDP(국내총생산)의 50% 수준을 넘어 섰다.

대기업의 하도급 생산이 늘고 있는 것을 볼 때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하다.

이번 한국방문에는 20여명의 중소기업인이 동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인들도 시야를 넓게 갖고 국제화된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 한국에서 열릴 프랑스 기술박람회에는 혁신적인 신기술과
하이테크를 보유한 프랑스 중소기업이 대거 참여할 계획이다.

한국중소기업인들도 내년 기술박람회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한국 중소기업인들도 프랑스에서 같은 행사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한불 경협은 어떤 산업분야가 유망하다고 보는가.

"한불경협이 양국의 산업 규모 만큼 확대 발전하기를 바란다.

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만한 산업분야로는 하이테크 환경 농식품업
등이 있다.

그리고 한국기업의 프랑스 투자도 확대되길 바란다.

이번 방한기간동안 한국기업인들과 만나 프랑스에 진출하는 외국기업을
위한 혜택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외국기업유치 정책도 알릴 생각이다.

프랑스는 큰 시장이다.

또 프랑스 현지 진출은 유럽연합 시장 진입을 훨씬 쉽게 만들 것이다"

-세계교역질서를 책임지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차기 사무총장 선출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출 문제는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해결돼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WTO 신라운드 협상을 앞두고 사무총장 선출문제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비건설적이고 어리석은 짓이다.

얼마전에 나온 제 3의 후보안 역시 바보스런 짓이라고 본다.

그것보다는 무어와 슈퍼차이 두 후보 어느 누구도 체면 손상을 입지 않도록
하는 타협안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는 현재 유럽연합 순번 의장국을 맡고 있는 독일측에
한국과 협의토록 위임했다"

-지난달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 이사회에서는 보호무역주의 대두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회의에 참석했던 당사자로서 어떻게 보나.

"보호무역주의 문제는 신라운드 협상과 마찬가지로 경제협력개발기구보다는
세계무역기구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

OECD 회원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수차례 회의를 가지면서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보았다.

그러나 교역이란 선진국가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더욱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WTO를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특히 WTO 신라운드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한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라운드 협상에 대한 프랑스의 입장은 협상의제가 특정부분으로 한정되기
보다는 환경 노동문제 등이 포함된 일괄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번 한덕수 통상본부장을 만났을 때 국제통상 조항에 지구촌 생활의
질을 높이는 환경조항을 포함시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일부 개도국에서는 세계통상규약에 환경조약을 포함시키는 것은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라는 비난도 있다.

"그렇지 않다.

절대 보호무역주의적 착상이 아니다.

이는 생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공해를 유발하는 행위는
제재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프랑스는 이 문제를 OECD에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규약화하기 위해서는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OECD 규칙으로
인해 채택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많은 유럽국가들은 국제통상에 환경조항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방향
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예로 염색 폐수를 하천에 방류하는 오염국가와 폐수를 정화처리하는
환경국가를 차별화하자는 것으로 환경에 신경을 쓰는 국가에게는 유럽시장
접근을 쉽게 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즉 이는 공해 유발자로 하여금 대가를 지불케 하는 것으로 공해감축
인센티브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보호무역주의가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자는 자연보존주의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