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다이옥신 돼기고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벨기에산 뿐 아니라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돼지고기도 다이옥신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오염여부를 확인할 도리가 없어 아예 돼지고기를 기피, 백화점
과 정육점은 물론 돼지갈비를 파는 음식점에 손님이 뚝 끊겼다.

농림부는 6일 벨기에산 돼지고기에 이어 다이옥신 오염 가능성이 높은
프랑스 네덜란드산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검역보류와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
고 밝혔다.

농림부는 또 이들 국가에서 수입된 돼지고기 가운데 수입업체가 보관중이던
2천9백50t을 출고하지 말라고 수입업체에 긴급지시했다.

농림부의 이같은 조치는 다이옥신이 함유된 공업용 유지를 생산한 벨기에
베르케스트사로부터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사료업체도 이 유지를 수입해 사료
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 1월15일 수입된 벨기에산 돼지고기는 3천4백10t으로
이중 2천4백41t이 시중에 팔려 나갔다.

또 프랑스산은 2천4백84t의 수입물량 중 1천4백8t, 네덜란드산은 2천8백82t
중 1천9백77t이 각각 시중에 유통됐다.

이에따라 강력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유럽산 돼지
고기가 무려 5천8백46t이나 소비자들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이번 다이옥신 오염 파동은 사료용 유지를 만드는 벨기에 베르케스트사가
사료용 유지가 아닌 공업용 유지를 사료회사에 공급한 데서 비롯됐다.

농림부는 이회사로부터 공업용 유지를 공급받은 회사가 벨기에 10개,
네덜란드 1개, 프랑스 2개사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림부 관계자는 "벨기에산 축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시켰고 프랑스와
네덜란드산 가금육과 돼지고기에 대해선 출고보류 및 국내 소매점 판매중단
조치를 내렸다"며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수입및 판매금지 조치를 지속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비자들 사이에는 국산과 수입육을 가릴 방법이 없는 데다 오염여부
를 확인하지 못해 돼지고기를 아예 먹지않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정육점이나 음식점에서 돼지고기를 찾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
이다.

소비자들은 "오염된 식품이 수입될 때마다 농림부가 뒤늦게 수입을 금지
시키고 있다"며 "수입육류에 대한 검사와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식품의약안전청 등 관련기관에 다이옥신을 검사할 수 있는 장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건강을 포기한 처사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들어 농림부가 벨기에산 돼지고기
도 안전하다고 밝혔다"며 "농림부의 말을 믿고 수입돼지고기를 먹은 사람들은
얼마나 불안하겠느냐"고 당국을 비난했다.

< 강창동 기자 cd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