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중순부터 조정에 들어갔던 주식시장이 다시 힘찬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투자신탁의 공격적 매수가 증자물량 등 주가를 짓누르던 악재들을 모두
잠재웠다.

증시전문가들은 대부분 상승세 지속에 무게를 두고 있다.

디레버리지(부채축소) 혁명, 은행예금에서 주식투자로의 패러다임 시프트,
간접투자 혁명, 외형위주에서 수익성 중심으로의 기업경영혁명 등 한가지만
으로도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재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시적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상승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기업이익의 폭발적인 증가 =대한투자신탁은 12월결산 상장사들의 순이익
이 올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반도체호황으로 순이익이 7조원에 달했던 94년보다 무려 3조원(42.8%)
이나 늘어난 수준이다.

사상 최대규모다.

인력감축에 따른 다운사이징효과와 부채축소 및 금리하락에 의한 지급이자
감소효과가 이익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 기업경영의 질적 변화 =경영전략이 마켓셰어를 늘리기 위한 외형위주
에서 내실을 다지는 수익성위주로 바뀌고 있다.

한경 펀드매니저 클럽 멤버인 김기환 마이다스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기업들은 투자수익률(ROI)이 조달코스트(WACC)보다 높을 때만 투자를 한다"
고 말했다.

<> 저금리와 주식으로의 패러다임시프트 =작년말부터 회사채수익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져 현재 8%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자소득세를 내면 6%에 불과하다.

고객들이 최소한으로 느끼는 연 12%의 절반에 불과하다.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

고객예탁금이 9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주식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 돈이 부동산으로 가지 않는다 =과거에는 주가가 상승한 뒤에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부동산값이 올랐다.

주가상승->소비증가->경기활성화->물가불안->부동산값 상승의 순환고리가
작동했다.

올해는 이런 연결고리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고 있으나 물가는 안정세다.

물가상승률이 5%를 밑도는한 부동산값은 오르기 힘들다.

시중여유자금이 증시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기관화 장세 =올들어 주식형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를 통해 주식에
투자하는 간접투자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일 현재 주식형수익증권 잔액은 24조9백억원.

작년말보다 15조원(1.7배)이나 늘어났다.

6월 들어선 매일 2천억원 이상이 몰려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투자신탁의 주식매수여력이 2조원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분석
하고 있다.

<> 국제투자가의 윈윈게임 =가사하라 일본 유키투자자문 사장은 "미국주가
가 폭락해도 한국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분석한다.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증시가 떨어질 가능성은 항상 있다.

이 경우 국제투자자들의 관심은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옮겨질
것이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자금이 많기 때문에 IMF위기 때처럼 일시적으로 외국돈
이 빠져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액면분할에 따른 유동성 증가 =현재 액면을 쪼갠 상장사는 미래산업 등
43개사 53개종목에 달하고 있다.

주로 고가 소형주이다.

그동안 주가가 높아 거래가 되지 않던 것이 유동성이 높아지게 된다.

거래가 활성화되니까 주가는 더 오른다.

SK텔레콤이 1백40만원까지 오른 것은 액면분할에 대한 기대감이다.

삼성화재도 액면분할 절차를 밟고 있다.

포항제철과 삼성전자등 대형우량주도 이런 추세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 신용축소 =IMF 위기가 일어나기 직전만해도 신용융자잔고가 3조원을
넘나들었다.

만기가 대부분 3개월이기 때문에 3개월마다 악성매물이 쏟아져 주가는
떨어졌다.

그러나 신용잔고는 이제 7천억원에 불과하다.

그것도 최근에 늘어난 것이며 5월초까지만해도 5천억원에 불과했다.

빚을 얻어 주식투자를 하는 무모함이 사라진만큼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이 사라졌다.

<> 작전세력의 소멸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브로커 등이 가세하는 "팀"을
만들어 주가를 "조작"하는 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이름을 단 "실명펀드"가 많아져 작전팀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 장중거래(Intra-Trade) 활성화 =하루에도 몇번씩 아무런 제한없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약세장에서도 거래량이 1억5천만주에 달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과거에는 활황장세라고 해도 겨우 1억주를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
을 느끼게 한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