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동양그룹간 데이콤 지분 양수도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동양이 4월초 LG와 맺은 합의를 깨고 가격을 백지에서 재협상하자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LG는 협상이 깨졌을 때를 대비해 4월초 양측이 맺은 합의서를 근거로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주식매입대금 4천4백60억원을 공탁, 법적 싸움으로 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LG 관계자는 "동양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11일부터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조기 가격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LG는 동양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콤 지분 24%를 주당 14~15만원 수준에서
매입키로 의견을 좁히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합의내용과 경과 =LG와 동양은 지난 4월 데이콤 지분 인수와 관련, 비밀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동양은 보유중인 데이콤 지분 20%(3백77만주)를
4천4백65억원에 LG에 넘기기로 했다.

LG의 데이콤 지분보유제한이 해제되는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2백만주,
6개월이내에 나머지를 넘기기로 명시했다.

이같은 합의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터진 것은 "양 당사자는 본건
합의내용에 대해 비밀을 준수하기로 한다"는 합의문 때문.

동양은 LG가 합의 내용을 언론에 흘려 비밀준수의무를 어겼다며 지난 4일
합의서를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LG에 전했다.

이에 따라 LG는 법원 공탁으로 동양을 압박했고 동양은 백지에서 협상을
다시 하기로 하고 가격 협상을 벌여 왔다.

<> LG와 동양의 입장 =LG는 동양의 요구를 받아들여 합의서에 명시된
가격을 무시한채 협상을 다시 벌인 만큼 원만한 타결을 낙관하고 있다.

LG관계자는 "합의서 내용에 집착하지 않고 동양과 긴밀하게 가격협상을
진행해 왔다"며 "법원공탁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처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동양도 LG의 공탁과 관계없이 긴밀하게 지분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서를 작성할 때와 현재 상황이 바뀐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얹어 줘야 한다는게 동양측 입장.

양측은 그러나 합의서가 언론에 노출되는 등 양수도 협상과정에서 무리를
빚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상대방의 잘못이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전망 =양측간 계약협상이 무산되고 송사로 전개될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양측 모두 긴밀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히고 있고 실제 가격차도 상당히
좁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양측은 동양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콤 지분 24%를 주당 14~15만원 수준에서
양수도계약을 맺기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인수 대금은 총 6천~7천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동양이 위약금을 내고 합의서를 깰 수도 있지만 기업이미지 악화 등
후유증을 감안할 경우 현실성은 희박한 편이다.

< 윤진식 기자 jsyoon@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