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신임 재정경제부 장관은 "재벌개혁의 완수를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 안정적인 경기회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해 구조개혁과 경기부양
이라는 현재 경제정책기조를 계속 유지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강 신임장관은 24일 재경부장관으로 임명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제정책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앞으로 가장 역점을 둘 사항은.

"경제장관들과 상의해서 추진할 경제정책 방향을 정리할 것이다.

그동안 경제수석을 맡아왔던 경험을 토대로 말한다면 먼저 4대부문 경제
구조조정을 착실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 재벌개혁을 차질없이 완수하는 것을 경제정책의 최우선에 둘 것이다.

또 1.4분기 경제성장이 좋은데 자만하지않고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뒷받침하는 일이 그 다음이다.

또 안정적이고 내실있게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1백5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를
구제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한 정책과제는.

"위에 말한 두가지에 이어 세번째로 글로벌 경쟁시대에 적응하면서 지속적
인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산업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정책도 현장감있게 발전시키고 정보통신과 문화관광
산업 등 기존 산업의 지식기반화를 중장기적 시야에서 다져 나가겠다.

그리고 국내적으로 추진하는 4대 개혁에 못지 않게 대외적으로 개방을
일관성있게 추진하겠다.

그렇게해서 세계화시대에 다른 나라와 협력하고 경쟁하는 체제를 갖추겠다.

끝으로 IMF로 위축된 중산층 활력을 높여 주고 새로운 노사문화 뒷받침
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같은 경제정책 운용방침을 각 경제장관들과 상의해서 만들어 내겠다"

-경제관료 생활 30여년만에 경제부처 총수가 됐는데.

"총수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부총리 제도가 없어지지 않았는가.

그렇다고 해도 선임장관으로서 부처간 정책조율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 경제부처간 협의가 지연되어 잘 진행되지 않는 일이 많다.

"지난 1년간 경제수석으로서 경제장관간담회 간사와 경제대책조정회의
간사를 겸임해 왔다.

따라서 정책조율의 경험은 있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으로 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제대책조정회의가 없어지고
재경장관이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게 됐다.

곧바로 회의를 구성하고 각 부처간 경제정책을 조율하겠다.

미래를 위해 경제팀이 능동적으로 할일을 하도록 팀워크를 다지겠다"

-경제부처 장관들의 면면을 보면 1기 경제팀과 큰 변화가 없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경제팀 인사는 전문적인 경제관료들이 많이 전진배치된 형식이다.

여기에다 개혁의지와 방향성을 갖추고 있는 인물들로 진용을 다시 짜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통령은 재벌개혁이 미진하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재계가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는 이미 정해졌다.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이다.

재벌개혁은 채권은행이 중심이 돼서 진행하고 채권은행이 제대로 하는지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체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경제팀이 일관성있게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라고 대통령이
당부했다"

- 재벌개혁의 끝은 언제인가.

"재벌들이 재무구조개선과 계열분리 등 주채권은행과 약속한 사항이 이행
되는 올해말이 될 것이다.

그 이후는 재벌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대해서는.

"외환위기 상황에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이 제도를 유보했었다.

경제의 모든 부문이 정상화되고 선진국의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서나
재실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금리수준과 재정적자에 대한 생각은.

"3%대 물가와 3~4%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한자릿수 금리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저물가시대에 맞는 저금리는 자금흐름과 경영수지 개선에 도움을 준다.

재정적자폭은 단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아직은 재정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뒷받침할 여력은 충분하다"

-진념 기획예산처장관이 정부조직상 하위에 놓였는데.

"그분은 관료생활때 상사로 모셔왔기 때문에 선배로 모시고 잘 할 것이다.

이전 재정경제원 시절에는 예산기능이 같이 있었다.

그것이 분리 독립되면서 재경부 권한이 약화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예산편성을 권한이라고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지만 예산은 경제정책이 수립
되면 뒷받침하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예산을 짜서 국회에 보내느냐의 문제이다.

그렇게 보면 재경부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재경부의 운영은.

"업무가 연관되고 경제각료들의 공감대가 필요할 경우에 협력을 요청하겠다.

또 직급 구분 없이 창의적이고 열심히 하는 사람을 우대하겠다.

그렇지 않은 직원들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 재경부 장관으로 발탁됐다고 생각하나.

"현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작년부터 시작했던 경제개혁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이루고자 하는 구상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보냈다고
본다.

대통령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라도 재경부장관직은 아주 오래할 생각이다"

< 프로필 >

대외경제조정실장, 총리실 행정조정실장 등을 거치면서 "조정의 명수"로
알려져 있다.

특히 행조실장 시절 부처이기주의에 휘둘리지 않고 매끄럽게 조정해 내는
리더십을 발휘해 행조실장 자리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었고 다섯차례나 경제개발계획에 참여했을 정도로
기획력도 뛰어나다.

아이디어가 많아 별명이 "꾀주머니".차분하고 합리적인 면이 돋보이나 너무
꼼꼼하게 챙겨 선이 굵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

서울상대 입학전 초등학교 교사로 3년간 재직한 이례적인 경력도 갖고 있다.

부인 서혜원(53)씨와 1남 1녀.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